어제 22일은 지구의 날이었다.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 자연보호운동가들이 제정한 날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지구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생활의 실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어제도 한 기업에서는 '종이 쓰지않는 날'을 실천했는가 하면 청와대를 비롯, 곳곳에서 전등 끄기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에서는 이제 막 시작된 '제로 웨이스트'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제로웨이스트는 일상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여서 영(0)으로 만들자는 친환경 운동이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나 머그잔을 사용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작은 실천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게들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소중한 모든 것',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지구별 수호대', 중구 영종국제도시의 '채움소' 등이 인천지역 제로웨이스트 상점으로, 고객들이 쓰레기 없는 삶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 상점에서는 생분해되는 천연비누와 여러 차례 쓸 수 있는 빨대,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화분 등을 판매하고 있다. 빈 용기를 가져와 내용물만 덜어 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 수세미가 아닌 오이과 식물로 만든 친환경 천연 수세미로 설거지하고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들이다.

우선 일상 생활에서 너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플라스틱 제품부터 하나씩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는 노력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이들 상점을 찾는 고객들도 처음에는 구경 삼아 가보고 하나씩 구입해 써 보고는 점차 가짓수를 늘려간다고 한다. 처음엔 다소 불편을 느끼다가도 이런 작은 행동들이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지구 환경을 지켜 나가는 데 있어 꼭 거창한 프로젝트나 요란한 구호가 앞서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 아침에 우리들의 해묵은 일상을 온전히 바꿔 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자기 자신에게 너무 큰 부담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시작하는 작은 실천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