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영상산업단지 'K-관광' 효자 된다


콘텐츠 파급효과…영상산단·리조트·테마파크 '관광상품화' 필요
'유니버셜' 모범사례…국내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관광지로 각광

인천, 근·현대 공존은 물론 방송·제작사 밀집지와 근접 '큰 이점'
스마트혁신글로벌복합영상산단 '을왕산 IFUS HILL' 사업 기대

세계 OTT 시장은 2014~2018년 연평균 32.1%의 높은 성장을 거뒀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이후 성장세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콘텐츠시장은 2018년 기준 4556억달러, 한화 50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콘텐츠산업은 그 자체로도 거대시장이지만 이를 통한 파급효과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콘텐츠산업의 육성은 글로벌 교역을 통해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유효한 전략으로 꼽힌다.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국제도시는 K-콘텐츠산업 밀집지와 근접해 있으며 강화된 노동조건에도 부합한다. 영상복합단지는 자체로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천국제공항의 환승지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드라마 '도깨비' 포스터.
드라마 '도깨비' 포스터.

▲영상복합단지와 연계한 테마파크 관광 산업

영상복합단지와 연계해 복합리조트, 테마파크 조성이 하나의 관광상품이 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영상 콘텐츠, 캐릭터 IP를 활용한 테마파크 사업으로 지역과 국가의 관광에 크게 영향력을 미치는 관광자원이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지역이나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크다.

LA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옆에는 18개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하는 대형 영화관 시네플렉스 오디언과 레스토랑, 쇼핑센터 등이 마련되어 있는데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영향으로 매년 7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는 영화, 드라마 촬영을 지역에 유치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내 영화, 드라마 로케이션 촬영은 지역과 연관된 유관산업들을 활성화하고, 직접적인 소득 증대 및 고용 창출 등의 경제 효과에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였던 충남 논산시 연무읍의 야외 세트에는 2018년 추석 연휴에만 2만1000여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2019년에는 30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몰렸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부 장소를 폐쇄했음에도 꾸준히 관광객이 찾고 있는 지역의 명소가 됐다. 논산시는 '선샤인랜드' 뿐 아니라 서바이벌 체험장 등 관련 부가 사업을 개발했다. 이밖에 김태리(고애신)의 집으로 나온 개평한옥마을 '일두고택'(경남 함양군) 이병헌(유진 초이)이 근무한 미 공사관인 충북 청주 '운보의 집' 등도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드라마 '도깨비' 장면. /사진제공=인천영상위원회
드라마 '도깨비' 장면. /사진제공=인천영상위원회

인천은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어, 촬영 명소가 많다. 군·구별로는 중구에서 가장 많은 61편(44%)의 작품이 촬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구에는 개항장 거리와 차이나타운 등 특색있는 장소와 미개통도로, 호텔 등이 많은데다 원도심 풍경이 남아 있어 촬영 장소로 인기가 많다. 드라마 <펜트하우스>, <헬바운드>, <사일런스> 등의 작품이 중구에서 촬영됐다. 동구에서도 43편(31.15%)이 촬영됐다. 특히 인천영상위원회가 맡아 운영 중인 일진전기 인천공장이 인기를 모았다. 프로젝트 그룹인 '환불원정대'의 뮤직비디오, 드라마 <낮과 밤>, <나를 사랑한 스파이> 등이 일진전기 인천공장에서 촬영했다. 또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에서도 30편이 촬영을 마쳤다. 영상물 종류별로는 드라마 42편, 영화 41편, 뮤직비디오 28편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천영상위원회는 2016년 '인천 맞춤형 영상물 유치·지원사업' 대상작으로 tvN 드라마 <도깨비>를 선정해 제작사인 화앤담픽쳐스에 1억 원의 제작비를 지원한 바 있다. 드라마에 인천이 주요한 배경으로 등장했으며 송도 경원재, 배다리 헌책방골목, 자유공원, 청라호수공원 등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인천은 근·현대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이자 CJ ENM, MBC 등 방송사, 제작사가 몰려있는 상암, SBS가 위치한 목동, 일산 탄현 그리고 KBS가 있는 여의도 등과 근접해 있어 촬영지 간 이동이 잦은 드라마 산업의 특성상 이동 시간 및 제작비를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

/사진제공=SG산업개발

▲촬영명소 인천, 복합영상산업단지 조성으로 한국 대표 콘텐츠 산업단지로 거듭나야

콘텐츠 제작사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 중인 을왕산 IFUS(Incheon Film United Studio) HILL(Hallyu Imagine Leisure Landmark) 사업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을왕산 IFUS HILL 사업은 스마트 혁신 글로벌 복합영상산업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기존 글로벌 IP를 활용한 '테마파크' 개발계획에서 '복합 영상 산업시설'로 개발 콘셉트를 전환했다.

AR, VR 등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테마파크 및 스마트 혁신 관광 서비스 개발과 4차 산업기술이 적용된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원스톱 영상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5G 기반 기술 협력 상용화로 국내 최대 규모의 최첨단 시설을 겸비한 실내·외 영화, 드라마 복합 촬영 스튜디오로 조성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은 을왕산 수요 테스트를 통한 입지적 우수성 및 영상제작 인프라 수요를 입증했다. 실질적 수요를 파악하고 혁신생태계 실증연구 진행을 위해 을왕산 개발사업 테스트 베스트 한 결과, 2개월 만에 가동률 80%를 기록했다. 걸그룹 있지의 'Not shy' 뮤직비디오, SK 하이닉스 광고를 비롯해 드라마, 영화 촬영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지역에서 IFEZ가 장소 협찬을 한 곳은 2020년 총 160편 이상이다.

지역 경제 파급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유발효과는 4조9000억원, 고용 유발효과는 7만3000명인데다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사진제공=SG산업개발
/사진제공=SG산업개발

'을왕산 아이퍼스 힐'이 지향하고 있는 영상문화관광 융복합산업은 글로벌 비즈니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영상문화콘텐츠 신산업의 성공적 유치 및 관광산업과의 연계 개발을 통한 대규모 고용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인천국제공항 환승 관광객 유치와 수도권 지역 잠재 관광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을왕산과 인근에 4차 산업 혁명 단지인 청라국제업무단지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인천 청라국제업무단지는 스마트 기술이 도입된 4차 산업혁명 단지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다. 영종(을왕산)~공항경제권을 허브로 청라 스티리밍 시티와 서울로 이어지는 영상, 콘텐츠 글로벌 비즈니스 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

또 MICE 산업의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 영상, 콘텐츠 분야 국제회의 컨벤션, 콘텐츠 마켓 산업박람회, 전시회 등 유치시설을 조성하고, 영종 파라다이스, 인스파이어IR와 연계하여 국제행사 및 문화이벤트를 공동 개발할 수 있다.

인천공항 야경.
인천공항 야경. /인천일보DB

▲인천공항 연간 환승객 중 환승 여행 비율은 1%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환승객 중 인천 지역을 환승 여행하는 비율은 현저히 부족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인천공항 연간 환승객은 800만명 정도로 추산되나 이중 환승 투어를 이용하는 외국인은 채 1%도 되지 않는다.

환승 여행은 그 특성상 도시 이미지 각인 효과가 크다. 인천공항 환승객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3일까지 국내에 머문다. 짧은 시간 관광에서 형성된 인식이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인 여행객이 환승 투어에서 좋은 느낌을 받으면 향후 재방문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환승 여행 프로그램 이용자의 절반 정도가 서울과 경기도 코스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인천공항공사의 '인천공항 환승 투어'를 이용한 외국인 환승객 7만854명 중 3만5532명이 서울과 경기도 코스를 선택했다. 이러한 통계 결과는 환승 투어에서 이동 거리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이 인천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관광상품을 개발,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인천공항 인근에 관광 인프라 확충 등 인천공항경제권을 조성함으로써 환승 관광을 활성화하고, 인천공항은 국제관광 허브공항으로의 도약을 꾀할 수 있다. 인천공항 환승 여행객 유치를 위한 프리미어 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복합리조트를 건립하는 등 관광벨트 조성이 기대된다.

/김칭우 기자·최현민 인턴기자 chingw@incheonilbo.com

 


 

[이성만 국회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

“K-콘텐츠 통한 자연스러운 마케팅…한국 최첨단 이미지 구축 효과”

▲ 이성만 국회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 이성만 국회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사진제공=이성만 국회의원실

“문화 콘텐츠산업은 음악과 영상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분야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K-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글로벌 '팬덤'은 한국을 향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Made in Korea'에 대한 구매력을 높여 나갈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성만(더불어민주당·부평갑·사진) 의원은 영상 등 K-콘텐츠가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해 정부 차원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영상복합단지와 연계한 복합리조트, 테마파크 조성이 하나의 관광상품이 되는 것은 물론 콘텐츠에 등장하는 '한국다움'이 세계적 명품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넷플렉스를 타고 세계로 전해진 <킹덤>에 등장했던 한국의 전통 모자 '갓'과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호미'다.

이성만 의원은 “중국이 한복과 김치, 갓 등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 자신들이 원조라 우겨도 한국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에 친숙한 K-콘텐츠 '팬덤'이 이를 반박하고 있다”며 “콘텐츠산업은 영상 등 문화산업뿐 아니라 관광, 쇼핑, 기업의 인지도 향상 등 이를 매개로 국가 산업 전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콘텐츠에 반영된 한국의 상품이 글로벌 소비자에게 노출됨에 따라 거두게 될 부가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박람회 참가나 광고를 통해 거둘 수 있는 마케팅보다 K-콘텐츠를 통한 자연스러운 인지도 상승이 더 크고 효과적이라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PPL은 과도한 설정으로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콘텐츠의 내용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품을 노출한다면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글로벌 소비자 대상으로도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도 매력 요인이 된다.

이 의원은 “영상복합산업단지 구축은 정부의 콘텐츠 혁신전략, 한국판 뉴딜정책과 연계한 4차산업혁명기술, 스마트시티 조성 등과 함께 최첨단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는 유효한 전략”이라며 “인천경제자유구역 을왕산 IFUS HILL 사업은 K-콘텐츠 성장과 환승 관광 활성화를 통한 국제관광 허브공항으로의 도약으로 이어져 인천공항경제권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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