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는 수도권매립지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다. 서구에 위치한 매립지가 서구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퀴퀴한 냄새가 주민들을 자극하고, 쓰레기를 실어 나르는 트럭들이 내는 분진 등은 일상화한 지 오래다. 서구 주민들은 수십년 간 이런 고통 속에서 살아오면서도 별 내색을 하지 못했다. 인천을 비롯한 서울과 경기도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에 대해 그저 끝나기만 기다리는 형편이었다.

그러다가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 설계상 포화 시기인 2025년에 매립지 사용을 끝내겠다고 밝히자, 정말 반기고 환영했다. 이제서야 환경부·인천시·서울시·경기도가 약속한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눈앞에 두었다는 안도감에서였다. 그만큼 서구가 안고 있는 커다란 당면 과제 중 하나로 매립지를 꼽는다. 주민들에게 각종 불편을 주는 매립지가 종료된다는 일은 서구로선 획기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인천시는 현재 옹진군 영흥면 외리 일대에 신규 폐기물 매립시설인 '인천에코랜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재현 서구청장이 한정애 환경부 장관을 만나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 청장은 면담에서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세부적인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폐기물 매립이 끝나는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에는 시민공원, 스마트팜, 태양광 발전시설 등을 조성해 달라고도 제안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줄곧 주창해온, 매립과 소각에만 의존하는 후진국형 쓰레기 처리 체계를 감량과 재활용 중심으로 선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수도권매립지 등 각종 유해시설로 30여년 동안 서구 주민들은 안전권·건강권·재산권 등에 침해를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 당사자인 서구청장이 환경부 장관에게 약속한 대로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요구해 눈길을 끈다. 환경부는 지금으로선 3-1 매립장 포화 때까지 사용하고 대체지를 찾지 못하면, 잔여 부지를 추가 사용하겠다고 하지만, 인천시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환경부는 '꼼수'를 부리지 말고 더 이상 서구민을 비롯한 인천시민들에게 불편을 강요해선 안된다. 이번에야 말로 환경부와 서울시·경기도는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자치단체 간 상생도 도모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