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대구·경북에 건립키로 확정
긴급행동 “공공의료 철학·의지 부족”

신규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 권역으로 '대구·경상북도'가 선정된 가운데 민선7기 인천시에 유치 실패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민선7기가 공공의료 정책은 물론 의지가 없어 이뤄진 참사”라고 지적했다.

'감염병 전문병원 인천 유치를 위한 긴급행동'은 29일 남동구 구월동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병 전문병원의 인천 유치 최종 실패에 대한 책임은 박남춘 인천시장과 인천시에 있다. 박 시장은 정부와 제대로 협의도 되지 않은 서울대학교병원 분원을 영종도에 건립하고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하겠다는 불가능한 전략만을 고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 주무 부서인 건강체육국은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전문병원 추가 모집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신청 병원 사전협의 등 실무적인 전술이 부재했고, 지역의 여러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도 없었다”며 “(반면) 대구시는 모든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똘똘 뭉치고, 대구시장은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약속하는 등 사생결단의 의지로 유치전에 임했다. 인천시민들은 이미 대구로 기울어진 유치전에서 기자회견, 시민청원 등 마지막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7일 신규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대상 권역으로 대구·경상북도를 최종 선정했다. 17개 시·도에서 추천한 감염병 분야 전문가들이 논의 끝에 선정한 결과로, 앞으로 해당 권역 내 의료기관 공모 과정을 거쳐 국비 409억원이 투입되는 감염병 전문병원 입지가 최종 확정된다.

이로써 지난해 추가된 부산의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이어 영남 지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1곳 더 추가됐다. 지난 2016년 옛 질병관리청인 질병관리본부가 전국을 5개 권역별로 나눠 인천 지역에 별도로 400병상 규모의 감염병 전문병원이 있어야 한다고 결론지었음에도, 인천은 다시 감염병 전담 인프라 유치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날 1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긴급행동은 감염병을 비롯해 인천 공공 의료 인프라 부족을 꼬집었다. 긴급행동은 “영종도에 서울대병원 분원이, 청라 의료복합타운이, 송도 세브란스 병원이 건립된다고 해서 인천 지역 공공의료가 확대되고 체계화되는 것은 아니다. 시 자체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와 영종도 표심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서울대병원 유치를 활용한다면 민심의 거센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박 시장은) 민선7기 1호 공약이었던 제2인천의료원 건립을 장기과제로 미뤄놨다. 공공의료에 대한 철학과 의지를 묻고 싶은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