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한 역사 인식…중국의 왜곡 거드는 꼴
▲ 닭 잡는 게 족제비. 중국의 동북공정을 잡는 것이 곧 바른 법도(程정)다. /그림=소헌
▲ 닭 잡는 게 족제비. 중국의 동북공정을 잡는 것이 곧 바른 법도(程정)다. /그림=소헌

중국 정부는 1996년부터 고대사를 다시 쓰고 있었다. 이른바 ‘하상주夏商周 단대공정斷代工程’이다. 이 공정(기획/프로젝트)에는 역사학_고고학_천문학 등 제반 분야에서 수백 명이 참여하였다. 그리고 2000년 11월 그 결과를 발표했다. ①하나라 BCE2070년 건국. ②상나라 BCE1600년 건국. BCE1300년경 ‘은허’로 천도. ③주나라 BCE1046년 건국. 주나라 왕의 재위 연대를 구체적으로 확정함. - 여기서 하상주夏商周 3대는 동이東夷의 역사라는 것은 남겨 두겠다.

 

2002년 중국의 국책사업으로 시작된 ‘동북공정’은 동북3성에서 일어난 과거의 역사와 그로 인해 파생된 현대사와 미래사에 대한 연구가 주요 대상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정치적 야욕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데, 가장 집중하는 주제는 ‘고구려’다. 그들은 ‘고구려는 고대 중국의 일개 지방민족 정권이다’라는 주장을 공식적인 견해로 확정했다. 왜 그럴까? 이유는 단 하나, 만에 하나라도 후일에 중국이 북한 이북지역을 다시 점령하게 되더라도 세계 언론은 이를 묵인할 것이기 때문이다. “동북3성(東北三省)은 중국의 최동북쪽에 위치한 길림성吉林省_요녕성遼寧省_흑룡강성黑龍江省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중국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 필자는 읽을 때마다 가슴 저민다. 언제부터 이 글자가 ‘지린_랴오닝_헤이룽장’으로 바뀌었단 말인가?

 

육계헌초(育鷄_獻貂) 닭 길러 족제비에게 바치다. 닭 길러 족제비 좋은 일 시킨다. 애써 기른 닭을 족제비가 물어 간다는 뜻으로 기껏 마련한 것을 잃거나 빼앗겨서 보람 없이 됨을 비유한다. 국내 자본 320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과 동북공정을 표현했다는 청원에 휩싸여 방영 4일 만에 폐지되었다.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맞서는 인간의 혈투를 그린 ‘한국형 엑소시즘(푸닥거리)’은 그대로 한민족 역사의 악령으로 남았다. 중국만 좋은 일 시켰다.

 

工 공 [장인 / 솜씨 / 일]

①工(공)은 _공사할 때 쓰는 ‘곡자’라는 연장이나, 땅을 단단히 다질 때 사용하는 ‘달구’를 뜻한다. 또한 도구를 잘 다루고 기술이 좋은 장인匠人이라는 뜻이 되었다. ②제부수 글자 工(공)이 부수로 쓰인 글자는 많지 않으며, 주로 ‘공’이라는 발음으로 참여한다. ③空(빌 공)의 부수는 穴(혈)이며, 攻(칠 공)의 부수는 _(복)이고, 貢(바칠 공)의 부수는 貝(패)다.

 

程 정 [한도 / 법도 / 측량단위]

①呈(드릴 정)은 사람(人)이 허리를 숙여 공손히 말(口)을 건네는 모습으로서 윗사람에게 의견을 들어 말하는 것이다. ②후에 ‘人’은 壬(임/정)으로 변한다. 임금(王/壬)의 말(口)은 법도法度와 같아 공평해야 한다, ③곡식(禾화)의 무게를 잴 때에는 허리를 숙여(呈정) 정확하게 보아야 한다. 그래서 程(정)은 도량형을 총칭한다. ④공정工程이란 장인이 물품을 만들 듯 일이 진척되는 과정過程이나 정도程度를 뜻한다.

 

동북공정의 핵심은 ‘중국 땅은 암탉이고 한국 땅은 병아리’라는 논리에 있다. 단지 지정학적인 측면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철저하게 무장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암탉이 병아리를 데리고 가다(母鷄帶小鷄모계대소계)’라고 했다. 우리가 눈 뜨고 빼앗긴 만주와 간도는 물론이고 한강토 전체를 포괄하고 있다는 절박함을 깨달아야 한다.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며 습근평(習近平.시진핑)은 이 순간에도 암탉이 울듯 제국주의 야심으로 그렇게 울어대고 있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