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화상 토론회 등을 늘려 도민과 함께하는 의회
의원들 동기부여 주고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
경험과 바람에 기초한 한결같은 의정 활동 약속해
▲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은 지난해 12월 23일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신축년을 맞아 묵묵한 자세로 우직하게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경기도의회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경제가 얼어붙고, 경기도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 겪은 고난과 시련을 자양분 삼아 더욱 발전하고 역동적으로 활동하겠습니다. 더 나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자신합니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은 단호했다. 지난해 코로나19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와 기록적인 폭우 등을 동시에 겪으면서 그의 머릿속엔 '도민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고 한다.

앞서 장 의장은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재빨리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130여회에 달하는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500건 이상의 감염병 대책을 도 집행부에 전달했고, 이 중 300건 이상을 실제로 추진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보였다.

이 같은 노력은 도의회 코로나 확진자 '0명'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부족하다'는 말을 버릇처럼 되뇌고 있다. 도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장 의장은 인천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고 동시에 잘하는 게 중요하다. 도의회가 전국 최대 규모 광역의회인 만큼 사명감을 바탕으로 다른 지방의회의 모범이 되고자 한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고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등 관련 정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 집행부와 협력해 도민 지원책을 강구하고 피해 최소화 방안도 모색하겠다. 도민 역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 함께 잘 견뎌내내자”고 말했다.

 

#32년 만에 통과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기대 반 아쉬움 반

1988년 이후 32년 동안 제자리걸음이던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 문턱을 넘었다. 그동안 자치분권 실현을 강조한 도의회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국회에 요구해왔다. 특히 10대 도의회 들어 자체적으로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등 전국 광역의회에 자치분권의 불씨를 지피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여기엔 지방분권을 강조하는 장 의장의 굳은 의지가 담겼다.

이처럼 지방의회 염원이 담긴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장 의장은 '미완성'이라는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기분 좋은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 자치분권을 위한 큰 틀의 역사가 드디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을 조목조목 살펴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며 “우선 정책 지원 인력이 의원 1인당 1명이 아닌 2인당 1명으로 결정된 것은 분명 문제다. 적재적소에 배치한 지원 인력이 도의원 의정활동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인사권 독립 역시 완벽한 독립이 아닌 탓에 자유롭지 못하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장 의장은 지방의회에 부여된 인사권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관련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의회 자체적으로 인사·운영 정책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TF팀을 통해 논의한 내용을 자치분권 발전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삼아 심도 있게 논의한다는 생각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정실 인사'와 '부정 청탁'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용과 승진 등의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세우고 명확한 직무 범위와 수행 결과에 대한 평가 기준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사 앞둔 도의회…“도민과의 약속, 필요하다면 분리 입주도”

올해 도의회는 수원 광교에 짓고 있는 신청사에 입주할 예정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출발하는 '광교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신청사로의 입주가 조금씩 지연된다는 데 있다. 당초 지난해 말 입주 예정이었으나 건물 설계를 일부 변경하면서 완공 시기 역시 미뤄진 상태다. 이를 두고 도의회는 늦어도 오는 9월 말까지는 입주를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처럼 올해 도 행정사무감사는 신청사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도민과의 약속이라는 점도 주요했다.

25층 규모(면적 15만6528㎡)로 지어지는 도와 도의회 신청사는 방재 시스템 구축 등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초 오는 9월이던 입주 계획이 어그러진 상태다. 현재 도는 오는 2022년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 의장은 “신청사 입주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어 최대한 당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도의원들도 행감을 신청사에서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인다. 이에 따라 더 늦어지는 일이 없도록 도를 독려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도가 행감 전 신청사 입주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도의회는 분리 입주를 해서라도 들어가고자 한다. 약속한 입주 시기가 계속해서 지연되는 것은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인 동시에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대 도의회의 임기 마무리를 신청사에서 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도와 도의회가 꼭 같이 입주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 부분에 있어 불필요한 잡음이 불거지는 일이 없도록 의장으로서 최대한 소통하고 도와 도의회 간 입장 차이를 좁히겠다”고 덧붙였다.

 

#소통을 통한 내실 강화, 코로나19 시대 핵심

코로나19 유행으로 어느새 우리 사회는 대면 소통이 아닌 비대면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두고 장 의장은 도민과의 교류가 어렵다고 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간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장 의장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찾아가는 현장 도의회'를 운영하면서 도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하면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반년 동안 코로나19 방역 기관을 비롯해 수해 현장과 전통시장, 도내 중소기업 등을 찾는 등 장 의장은 쉼 없이 소통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직접 만날 수 없다면 비대면 방식을 활용해서라도 도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올해 역시 그는 이 같은 소통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외형 확대보단 내실 강화에 집중해 도민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온라인 화상 시스템을 통한 토론회 등을 늘려 도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장 의장은 정책공약 마무리에 대한 굳은 의지도 함께 밝혔다. 10대 전반기 도의회가 총 4194건이 정책공약을 집대성한 만큼 후반기 도의회는 예산을 담아 마무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도의회는 도 41개, 도교육청 11개 등 총 52개의 정책 선정해 올해 본예산 반영을 건의했고 약 2조 4000억원을 확보했다. 장 의장은 이 예산이 경기 남·북부지역 균형 개발은 물론 코로나19 격리 입원 치료비 지원과 소상공인 경영 안정화 지원 등에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도의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올해는 도의원 역량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의원들이 활동을 멈추지 않도록 계속해서 동기부여를 주고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며 “사실 비회기 같은 경우는 도의원들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도민이 편하려면 도의원이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축년과 도의회 마스코트 공통점…'소'

도의회를 대표하는 마스코트 소원이는 '소처럼 열심히 일하는 의원'의 줄임말이다. 장 의장은 의회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소인 만큼 신축년을 맞아 묵묵한 자세로 우직하게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당장 하루를 지내는 일도 버거운 도민이 많은 시기다.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 불분명한 정책으로는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도민에게 힘을 줄 수가 없다. 더욱 많이 보고 계속해서 들으면서 도민의 경험과 바람에 기초한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소처럼 일하다 보면 도민과 도의원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한결같은 자세로 매진하는 도의회가 되겠다고 약속하겠다. 소원이라는 도의회 마스코트 이름처럼, 모두의 소원이 이뤄지는 새해가 되기를 더불어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