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배우를 연구한 서적 <배우 이병헌>이 나왔다.

이 책은 1991년 데뷔 이후 30년간 활동한 배우 이병헌의 연기론에 대한 얘기다.

백은하 배우 연구소장이 20년간 기자 생활을 통해 목격한 그의 진화의 역사가 담겨 있다. 저자는 이병헌 본인과 다양한 동료의 인터뷰를 포함해 1년 간 수집하고 분석한 객관적이고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필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부터 '남산의 부장들'까지 이병헌이 출연한 대표작들을 샅샅이 해부하고 개별 캐릭터 창조에 대해 배우가 직접 이야기하는 연기 인생을 알 수 있으며 배우 송강호와 전도연, 감독 김지운, 매니지먼트사 대표 손석우 등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들의 솔직한 인터뷰가 녹아있다.

저자는 이병헌의 스타성과 흥행성을 객관적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영화평론가 피어스 콘란이 쓴 본격 배우론을 담았다. 특히 1991년 KBS 공채 연기자로 발탁되던 시절부터 2020년 현재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100여장의 사진 자료도 수록돼 있어 흥미를 더한다.

이 책은 배우 연구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 '배우학'을 도입한 첫번째 시도로 인정될 만 하다. 공영방송 공채 연기자로 시작해 충무로 르네상스, 한류 열풍, 할리우드 진출을 거쳐 레거시 미디어와 뉴 미디어를 유연하게 오가는 배우 이병헌에 대한 미시적 접근과 분석을 통해 지난 30년의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변화와 확대를 거시적으로 통찰하기 때문이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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