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초대석] 개발·보존 두 마리 토끼 노리는 김형수 한강하구 생태·환경 통합관리협의회장
[금요초대석] 개발·보존 두 마리 토끼 노리는 김형수 한강하구 생태·환경 통합관리협의회장
  • 박정환
  • 승인 2020.10.08 18:00
  • 수정 2020.11.02 13:51
  • 2020.10.09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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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와 생태, 사고의 유연성 있다면 충분히 어울릴 수 있어”


“30년간 수자원 개발 한길 걸었지만
한국습지학회장 역임 중 생태 연구

네덜란드 해안 교량 건설 사례처럼
서로 한 발짝씩 물러서면 해법 보여
신곡수중보·장항습지 관련한 갈등
과학적 데이터 기반으로 당사자 간
수긍 바탕으로 대안 찾아 해결 가능

10년간 요구한 습지연구단 첫발 떼
통합물관리체계는 아직 갈 길 멀어
관할권 통합 위해 하구 특별법 필요
물관리위 중 유일하게 소통소위 둬”

 

▲ 김형수 인하대학교 교수는 “한강하구의 효율적인 물관리를 위해서는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물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그는 수자원 개발 쪽을 30년 동안이나 팠다. 그 덕에 교수의 삶도 누리고 있다. 수자원공학으로 미국서 석·박사 학위를 땄고, 국내 대학 학부에선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깎고, 쌓고, 메우고, 파내는 인공(人工)에 힘을 보태는 과학자로 업(業)으로 삼았다. 만들어진 간섭을 거부한 채 긴 세월을 거름 삼아 저절로 진화하는 자연과 쉬이 사귈 수 없는 개발 쪽이었다. 국토교통부 편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런 그가 규제와 제한에 무게를 두는 환경부 일을 맡았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이자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장직에 지난해 9월 위촉됐다. 중앙정부, 공사, 자치단체, 연구원, 학계, 민간단체 39개 기관·단체로 짜인 한강하구 생태·환경 통합관리협의회 회장으로도 9일 선출됐다. 지난 8월 사임할 때까지 4년 반 동안 한국습지학회 회장을 맡았다지만 그에게는 개발과 보존이 충돌하는 낯선 길일 수도 있다.

'융합'. 김형수 교수(인하대 사회인프라공학과)가 힘을 싣는 말이다. 대화와 소통 앞에서 풀지 못할 갈등과 반목이 없다는 믿음이 김 교수를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장과 통합관리협의회 회장으로 이끌었다. 고인 웅덩이일지라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물처럼…

“전혀 생소한 일이 아닙니다. 4년 6개월간 한국습지학회장을 맡으면서 생태 쪽도 눈여겨봤고, 연구도 했다. 홍수 예방을 위한 수리·수문하면 으레 생태하고는 대립하는 갈등 관계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큰 틀 아래 사고의 유연성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분야입니다.” 김 교수는 수자원공학과 생태의 결이 다르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곧바로 네덜란드의 해안 교량 건설을 예로 들었다. 교량 건설은 개발과 보존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습지 훼손을 주목하는 환경론자와 경제활동을 초점을 맞춘 개발론자들이 각을 세우기 마련이다. 이 때의 대안은 '짓자 또는 말자'식의 극단의 선택이 아니라 서로 한 발짝씩 물러서는 것이다. 교량 상판을 지지하는 교각 폭을 넓혀 해수유통을 늘리고 습지 교란을 줄이는 방안이다. 교각 굵기도 가늘게 세워 개펄을 차지하는 면적을 최소화한다. 우리에게도 네덜란드처럼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인천 앞바다~경기도~서울의 물길을 잇는 신곡수중보의 해체 논란도 상생의 길을 열 수 있습니다. 물론 람사르 습지 등록을 놓고 말이 많은 장항습지도 그렇고요.”

신곡수중보 해체는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사이에서도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해체하자는 쪽이 있는가 하면 해체 불가론을 펴는 쪽도 있다. 그러다 보니 인천 앞바다에서 한강을 따라 서울에 이르는 물길을 잇자고 만든 경인아라뱃길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고정보와 가동보를 털어냈을 때 올 수 있는 환경 변화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하수위 감소와 하구 습지생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장항습지의 람사르 습지 등록도 논쟁거리다. 한쪽에선 한강하구 일대를 습지로 지정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다른 쪽에서 장항습지라도 먼저 람사르 습지로 먼저 등록하자고 핏대를 세우고 있다. 경기도와 서울의 입장이 또 다르다.

김 교수는 신곡수중보나 장항습지 모두 이해 당사자들의 수긍이라는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감정이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로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중보를 제거했을 때 낮아지는 지하수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강하구 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고 지정했을 때 규제에 따른 재산권 제한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흑두루미가 날아드는 순천만에는 관광객들이 연간 700만명이 찾는다고 합니다. 경제적 효과로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강하구가 순천만보다 못할 이유가 뭐 있습니까.” 한강하구가 매력적인 곳으로 탈바꿈하는데 가장 절실한 것은 열정이라고 그는 말한다. 순천만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기까지는 공무원과 주민들의 간절한 열망이 있었다는 것이다. 순천만 습지와 철새에 관한 선생님은 곧 공무원과 주민들이었다. 그만큼 열정을 갖고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 순천만을 다듬고 가꿔왔다.

한강하구의 가치는 차고 넘친다. 영산강 개펄의 1ha당 생산능력 환산액은 600만원이다. 한강하구는 7배 이상인 4500만원이다. 한강하구 강화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2조원에 달한다. 간접유발 효과까지 합하면 70조원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김 교수는 10년 전부터 인력양성을 위해 습지연구단을 만들자고 환경부에 줄곧 건의했다. 비로소 습지연구단을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운용할 것인가 연구하는 R&D 과제로 6년간 300억원의 예산이 섰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습니다. 그렇지만 첫 숱에 배부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끊임없이 공부하고 문을 두드리면 언젠가는 열리리라고 믿습니다.” 그는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일부 업무가 넘어왔지만 온전한 통합 물관리체계는 '아직'이라고 지적한다.

물관리와 한강수계, 자연환경 분야는 환경부가 다루고 있지만, 하천은 국토교통부가 관장하고 있다. 연안과 무인도서 관리는 해양수산부 소관이다. 습지 보전은 또 해수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그중에서 접경지역은 행정안전부 몫이다.

“상류와 하류를 따로 떼서 관리했던 한강유역이 이제 물관리기본법 시행으로 한몸이 됐습니다. 한강하구도 이런 선택을 해야 합니다. 바로 하구 특별법입니다.”

그동안 하구 특별법 제정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게 아니다. 최인호, 박완주, 신창현 등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하구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하구의 복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연안 하구의 복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하구의 복원 및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특별법안\ 등이었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가를 포함해 유역 물관리위원회 5곳 중 분과위원회로 소통소위원회를 둔 유일한 위원회가 한강유역물관리위위원회입니다.” 국가와 유역 물관리위원회의 분과위원회는 하나같이 계획, 물분쟁 조정, 정책 3개뿐이다. 한강유역을 별도로 소통소위를 뒀다. 한강하구 생태·환경 통합관리협의회 회장까지 맡은 김 교수의 머릿속은 융합으로 가득찼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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