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는 올해도 살다 보면 다 그런 거라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다 들통 난 자리 까치밥 서너 개만 남겨 놓고 깨끗이 닦아 놓았다.”
허문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배롱나무꽃이 까르르>에서 생명에 대한 신선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배롱나무꽃이 까르르>는 그다지 충실할 필요도 없고, 굳이 기록의 오류를 찾아내 수정하거나 부끄러워할 이유도 없는 생생한 현실을 노래한다.
시인은 대상의 재현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날로 견고해지는 현실에 틈을 내고 균열을 새기고 다시 물러터지게 하는 데 집중한다.
허문태 시인은 2014년 계간 리토피아를 통해 늦깎이로 등단하여 2016년 첫 시집 <달을 끌고 가는 사내>를 출간한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등단 이전에도 30년 동안을 지역문학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전형적인 향토문인이었다.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그의 성스러운 시적 성찰은 그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매혹의 포인트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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