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길병원 오영준 간호사의 그림일기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에서 근무하는 가천대 길병원 오영준 간호사가 좌우 반전된 '미러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오 간호사는 혼신을 다해 일하는 간호사들의 장면을 그림으로 담아 최근 SNS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오 간호사가 그린 한국 의료진들의 모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s Angeles Times)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그림 = 가천대 길병원 오영준 간호사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에서 근무하는 가천대 길병원 오영준 간호사가 좌우 반전된 '미러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오 간호사는 혼신을 다해 일하는 간호사들의 장면을 그림으로 담아 최근 SNS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오 간호사가 그린 한국 의료진들의 모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s Angeles Times)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그림 = 가천대 길병원 오영준 간호사
▲2020년 7월15일 인천일보 2면
▲2020년 7월15일 인천일보 2면 /그림=오영준 간호사
가천대 길병원 내과 중환자실에서 오영준(사진 가운데), 김정은(왼쪽) 김지수(오른쪽) 간호사들이 환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가천대 길병원 내과 중환자실에서 오영준(사진 가운데), 김정은(왼쪽) 김지수(오른쪽) 간호사들이 환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언택트, 그것의 방편은 그들에게 애써 살려는 자와의 아린 작별을 의미한다.

쉬 삭지 않는 고별의 아픔을 알기에 그들의 곰살궂은 교감은 더 맹렬하다.

생의 기운이 식는 자와의 쉼 없는 눈 맞춤과 말 사귐이 그들의 제 자리다.

누군들 접촉의 교제가 두렵지 않으랴만 호기 보란 듯 고글, 장갑을 쫴 낀다.

뒤이을 얼빠진 신참에게 미소로 북돋고 숨구멍 없는 방호복에 몸을 묻는다.

주눅을 씻어버린 척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음압 병실의 공포 속으로 달린다.

보고 또 보고, 말 섞고 또 섞고, 만지고 또 만지고, 어느덧 훌쩍 3시간째다.

고글 틈을 타고 흐른 땀의 누적에 벌겋게 짓무른 이마에 반창고를 덧대본다.

긴장 속 긴박에 스민 땀 줄기는 방호복을 적시어 물먹은 솜인 듯 짓누른다.

풀 꺾인 몸을 겨우 추스른 이들에게 짬 샤워 수건은 일회용 타월이나 시트다.

71세 할머니를 79일 만에 코로나에서 건진 힘은 일상을 버린 그들의 수고다.

컨텍, 이것이 스러진 코로나 감염환자를 구하는 길임을 그들은 몸으로 안다.

바깥세상이 뭐라 하든 간 격리병동에서의 최선은 서로의 배려와 소통인 것을

가천대 길병원 간호본부 오영준 주임간호사와 그 동료들이 있어 참 행복하다.

/글=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그림=오영준 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