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상실의 시대, 각양각색 인간들의 방향은
중진 소설가 김진초 9번째 소설집

 

중진 소설가 김진초의 아홉번째 소설집 <사람의 지도>가 나왔다.

<사람의 지도>에는 서해안 작은 섬 '누렴'에 죽어서야 돌아온 여자의 총체적 오류지도를 그린 '누렴 소나타', 동성애자 남편을 참아내는 여자의 암흑기 탕진지도를 그린 '너의 중력', 편의를 좇아 살다 마주친 통증보다 혹독한 가려움증지도를 그린 '소양증', 담배와 마다가스카르를 맞바꾼 40년 애연가의 금연지도를 그린 '뚫흑송', 세월호에서 구조된 환갑쟁이의 죽음보다 가혹한 따돌림지도를 그린 '그날의 언어', 만만해서 늘 이용만 당하는 자동차정비공의 유쾌한 복수지도를 그린 '푼수 탈출기' 등 총 14편의 중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지은이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21세기의 재앙 코로나19 앞에서, 우리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던 문명은 속절없이 의미를 잃고 농업·어업·임업 등 1차 산업만 건재하는 요즘 호사스럽고 자유로운 유랑의 시대는 잠시 막을 내렸다”며 “발길·찻길·뱃길·하늘길이 막혀 막막한 시절, 별별 사람들이 걸어간 타인의 지도를 따라가며 자신을 계량하고 안도하거나 혹은 채근하다보면 우리의 발을 묶은 재앙도 끝나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사람의 지도>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김진초는 1997년 <한국소설> 신인상으로 데뷔하여, 인천문학상(2006), 한국소설작가상(2016), 한국문협작가상(2016)을 수상했으며 소설집 <김치 읽는 시간> 외 4편과 장편소설 <여자여름> 외 2권을 출간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