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출신으로 민주화운동에 앞장
프레스공으로 일하다 손가락 절단도
▲ 정의당 배진교 당선인
/사진제공=정의당


정확히 10년 전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에는 진보정당 돌풍이 불었다. 당시 민주노동당 소속 구청장이 인천은 물론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당선되면서다.
그리고 10년 후, 인천 최초 진보정당 구청장은 국회의원으로 또다시 새로운 길을 개척하게 됐다. 이번 4·15 총선에서 정의당 소속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된 배진교 전 남동구청장은 20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0년 만의 당선”이라면서도 “기쁨보다 책임감이 앞선다”고 했다.
여의도를 향한 길이 순탄치는 않았다. 배 당선인은 2004년 총선에서 남동구을 선거구에 출마한 뒤로 재선거와 중도 사퇴를 포함해 네 번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이번 총선에는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서 정의당 경선에서 9.54%의 득표율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인천대 출신인 배 당선인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고, 1990년대 초반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남동산단에 프레스공으로 취업했다가 손가락이 절단되는 산재 사고도 겪었다.
인천의 진보정치, 거대 양당 틈바구니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정의당의 앞날이 그에게 과제로 주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의당에 유독 힘들었던 총선이었다. 당선되고도 심경이 복잡했을 텐데.
“정의당이 목표했던 바를 달성하지 못한 선거였다. 당선의 기쁨보다 더욱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총선 내내 `비례 위성정당'이 논란이었다.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만들 때부터 위성정당이 아닌 위헌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통합당이 간섭하고 좌지우지하는 정당의 등록을 받아준 선관위도 문제다. 사실 더불어민주당까지 위성정당을 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위성정당을 통해 거대 양당의 대결 정치가 거세게 부활했다.”
-정의당의 독자노선 유지 여부도 관심사였는데.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어렵더라도 계속 문제 제기한 입장에서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게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손해를 보겠지만 국회에 원칙 있는 정당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국민에게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인천 선거를 어떻게 봤나.
“거대 양당의 대결 구도에서 국정농단 세력이었던 미래통합당 심판 분위기가 강했다고 본다. 아쉽고 안타까운 점은 이정미 의원이 출마한 연수구을 선거였다. 소수정당의 비애인데, 이번에도 사표론이 등장하면서 민주당 후보 지지로 선회하는 과정이 있었다. 인천에서 정당 득표율이 상승한 게 위안거리다.”
-21대 국회에서 짊어질 몫도 커 보인다. 이정미 의원도 비례로 당선돼 당 대표까지 지냈다.
“당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지금은 아쉬움과 실망 상태에 있는 당 내부를 수습하는 게 먼저다. 이번 총선을 되짚어보며 성찰을 통해 정의당이 나아갈 방향을 일차적으로 모색할 시점이다. 그 과정에서 역할을 준다면 기꺼이 감당해야 한다고 본다.”
-이른 질문이지만 4년 후를 내다보면 지역 기반도 다져야 할 텐데.
“남동구청장을 지냈기 때문에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의정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국회가 개원하면 남동구에 지역 사무실을 개소하려고 한다. 아직 남동구갑이냐, 남동구을이냐는 정하지 않았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