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하고 밤에 잠을 잘 못 자고 자다가도 깨요. 집에만 머물러야 하니 …"

지난달부터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 세에 전 국민은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인천까지 확산되고 있어 시민들의 정신적 고통은 이제 한계에 이른다. 지금 우리는 모두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증)에 걸려 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23일까지 인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와 부평·삼산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총 11곳에서 2688건의 코로나19 상담 및 심리지원이 진행됐다. 1일 기준 244건으로 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격리자와 격리자 가족,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사례들은 다양했다.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를 긴급 돌봄에 보낸 학부모는 혹시 유치원에 온 다른 아이가 감염자가 아닐까 라는 걱정에 하루 종일 일에 집중을 할 수 없다. 아이를 직접 집에서 돌보는 부모들은 생필품을 사는 일을 빼고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하면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이동 경로에 포함된 자영업자들은 폐업 직전의 상황에 처하면서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다. 확진자들은 감염 사실보다 힘든 건 주위의 차가운 시선이라고 한다. 신천지로 오해를 받아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느껴져 치료보다 더 큰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고통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인천도 확진자 수가 며칠만에 두 자릿수로 급증하면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공포가 트라우마로 심화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루에 특정 시간을 정해 그 시간에만 코로나 관련 뉴스를 보며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베란다와 같이 집 안에서 햇빛을 가장 많이 쬘 수 있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격리자와 확진자들에게 위로와 격려, 지지를 보내주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치료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회진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