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퇴직 후 첫발 … 14년간 수장
사스·메르스 때처럼 '방역 구슬땀'


"'열일'을 제쳐 놓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차단 방역에 400여명의 회원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조기 종식만을 바랄 뿐입니다."

14년째 평택시 자율방재단을 이끌어 가고 있는 조성명(72) 단장의 말이다.

현재 회원은 읍·면·동 주민들로 구성됐으며, 45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2007년부터 평택시 자율방재단 수장을 맡은 조 단장은 공무원 출신이다. 조 단장은 1973~2006년 30년 넘게 평택시청에 근무하며 방재와 재해 업무를 보면서 자율방재단에 관심을 가졌다고 기억했다.

방재와 재해 업무를 보며 그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2006년부터 재해 업무 지원을 위해 운영된 방재단의 회원 구성 문제였다. 당시 회원은 대부분 해병대 전우회 등 군 출신자들로 이뤄지며 단체와 불협화음을 내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부터 조 단장은 회원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단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퇴직 후 곧바로 평택시 자율방재단 단장을 맡았다.

회원은 당연히 순수하게 봉사하는 마음이 있는 주민들로 구성했다. 이후 조 단장은 14년여 동안 태풍이나 재해, 사스나 메르스 사태 등을 경험하며 최일선에서 아픔과 고통을 함께 이겨냈다.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회원 350여명과 종식 때까지 시 전역을 소독하는 등 방역에 앞장섰다.

당시 조 단장은 "메르스 진원지로 회원들과 다중이용시설 소독 등 방역 활동을 하면서 두려움을 갖는 회원들도 많았으나 함께 이겨내자는 마음 하나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지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조 단장과 4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은 맨 앞에 나서 시 전역을 소독하고 있다. 이들은 밴드를 만들어 현장 상황을 공유하며 이른 아침부터 평택역과 지제역 등 주요시설을 소독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조 단장은 "회원 하나하나가 하나 된 모습으로 소독에 참여해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라며 "현재 자가격리자, 능동감시자가 크게 줄고 있는 만큼 상황이 조속히 종식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자율방재단을 이끌면서 어려웠던 기억과 바람도 털어놨다.

조 단장은 "처음 인원수는 많은데 지원되는 예산은 한정돼 있어 소독장비는 물론 회원 사기진작 차원의 프로그램이 부족해 회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시 차원의 약품 지원이나 현재 방재단에 없는 소독 기계 등이 갖춰지고 장비 지원이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택시 자율방재단은 지난해 재해관리 우수단체로 선정돼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는 등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글·사진 평택=오원석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