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정치공학이란 단어가 유행이다. '통계'에 근간해 선거를 예단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인천의 정치공학은 이제 상식이다. 인천의 북반부는 '호남'이, 남반부는 '충청' 표심이 강세라는 게 정설이다. 원도심은 보수색이, 신도심은 진보층 지지세력이 많다는 것 또한 익히 알려져 있다. 지금껏 이들 지역에서의 국회의원 당선자 사례를 볼 때 어느 정도는 맞는 설이다. 여기에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인천의 선거 결과는 민심의 바로미터이다'라는 분석에는 '인천은 전국에서 고르게 뿌리를 내린 만큼 한쪽으로 쉽게 치우치지 않는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4·15 총선까지는 변수가 많다.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 평가가 위험요인이 될지, 후광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중국 우한발 신종 바이러스 출몰이 정치지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돌발 변수다. 75일 남은 총선까지 정치권은 민심을 얻기 위해 조심스레 살얼음을 걷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서슴없이 '표 계산'이라는 말을 뱉는다.
유권자를 '표'로 여긴다. 여의도 입성을 위해 좋은 표밭은 뻥 뚫린 고속도로와 같다. 정치공학의 근간인 통계는 사실상 지지율(당선율)을 뜻한다. '좋은 표밭'이 국회의원 배지로 인식된다.

인천에서는 중도·보수·진보 총선 후보가 모두 공존한다. 중도의 A의원은 규제에 발 묶인 인천공항보다는 부산의 동남권 신공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천 반발 여론은 애써 묵인하는 모양새다. 여당 국회의원이 정부 입장에도 각을 세운다. '왜일까'.

보수의 아이콘이자 당 책사로까지 인식되는 B의원, 당 원내대표 후보군에 거론되며 당선권에 가장 근접한 그가 돌연 포기했다. 공천의 시즌, 당 대표와 애써 거리를 두는 것으로 비춰진다. '왜일까'.
C의원, 진보정당의 대표였다. 서민과 청년, 한국자본주의의 민주적 격차와는 거리가 먼 곳, 인천의 '욕망'이 똘똘 뭉친 곳에 깃발을 꽂았다. 당의 강령과 사실상 배치되는 곳에 C의원이 터를 잡은 것이다. '왜일까'.

A, B, C의원의 '왜'는 누구에게는 '험지'겠지만, 누구에게는 '기회'라는 정치공학 변수를 대입하면 풀릴 듯 싶다.

이주영 정치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