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는 낙지전문점 … 중소벤처기업청 인정
"맛있는 보양식 만든다는 철학으로 음식 만들어"



화성에서 30년 넘게 낙지 전문점을 운영해온 한 맛집이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으로부터 '백년 가게'란 타이틀을 얻었다.

화제의 음식점은 화성시 장안면 우정읍 박영숙(사진)씨가 운영하는 낙지전문점 '이화횟집'이다.

이곳은 미식가들의 단골 맛집으로 인근 현대 기아연구소 직원들의 오랜 기간 찾고 있는 회식 장소로도 유명하다. 오래된 맛집답게 가게 안에는 유명인들의 사인과 방명록이 액자에 담겨있다. 한쪽에는 20년 가까이 된 2002년 월드컵 당시 쓴 글까지 눈에 띈다.

박씨는 "우리 가게는 교통편이 좋지 않지만, 입소문 때문인지 미식가들이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며 "'맛있는 보양식을 만든다'는 영업 철학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횟집의 인기 메뉴는 싱싱하고 쫄깃쫄깃한 육질,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낙지 전골이다. 박씨는 40년 전인 28살 때 결혼해 서울에서 살다가 남편의 사업실패로 고향인 이곳으로 이주했다.

그는 "당시 바닷가로 향하는 철조망이 없어 갯벌에 들어가 낙지나 꽃게, 모시조개, 맛 조개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가게를 차려 매일 잡은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판매해야겠다'는 생각이 지금의 가게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박씨는 "예전에는 버스를 대절해 낚시 온 사람들이 생선을 건네주며 요리를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판매한 낙지 볶음이 입소문을 탔고 손님들이 몰리며 신문이나 현대기아차 사내방송에서도 홍보해줄 정도였다. 박씨는 요즘 종업원 구하기도 힘들어서 여동생 부부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아이들 학비, 부모님 병원비, 남편 사업자금까지 대느라 24시간 장사를 했다"며 "하루도 쉬지 않고 장사를 해왔고 장사가 잘될 때는 더 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나이도 들고 해서 가게를 접을까 생각도 했지만 '이화횟집이 없어지면 어디 가서 낙지를 먹느냐'는 단골손님들의 성화에 가게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박 씨는 "이제 백년 가게로 지정됐으나 책임감을 느끼고 이화횟집의 가업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백년 가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며 지속 성장을 실현하는 소상공인(도·소매점 및 음식점)에 대해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발굴·확산하는 사업이다. 경기중기청은 그동안 경기지역에서 백년가게로 선정된 총 25곳의 소상공인에게 확인서와 LED 인증 현판을 제공하고 다양한 정책수단을 연계한 저금리 금융지원 및 교육, 홍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화성=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