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범수가  'TV는 사랑을 싣고' 에 출연해 30년 만에 은사를 만나 묵은 오해를 풀었다.  

1월 24일 재방송된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김범수 아나운서가 출연해 고등학교 1학년 담임 성기동 선생님을 찾아 나섰다.

김범수는 “죄스러운 마음에 찾아뵙지 못했다. 내 마음에 짐이 많다”라며 30년 만에 은사를 찾게 된 이유를 전했다.

김범수는 “고1때 담임선생님이었는데 내가 2학년이 되고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신 거다. 후에 얘기를 들으니 나 때문이라고 하더라”며 “충격이 컸다. 내 삶에도 영향을 미쳐서 자존감도 낮아졌다”라고 아픈 과거도 털어놨다.

부유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김범수는 16세 때 아버지의 사업이 휘청이면서 서초동 반지하 방으로 이사 가게 됐다.

그러나 김범수는 자존심 때문에 내색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성기동 선생님은 당시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김범수에게 반장을 시키면서 뒤에서 몰래 그를 챙겼다.

성기동 선생님은 김범수의 밀린 육성회비를 대신 내주거나 끼니를 거른 김범수를 중국집에 데려가 식사를 시켜주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날 돌연 성기동 선생님은 학교를 그만뒀고, 김범수는 다른 선생님을 통해 성기동 선생님이 자신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김범수는 "너무 충격적이라서 선생님한테 물어보지도 못 했다. 그 사건이 영향을 끼쳐서 대학교 이후에도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소극적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제작진과 함께 성기동 선생님의 집을 찾았다. 성기동 선생님은 2013년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였다.

선생님과 재회하자마자 큰 절을 올린 김범수는 "못 찾아뵈서 죄송합니다"고 눈물을 흘렸다.

성기동 선생님은 "연락받고 망설였다. 이런 모습을 제자 앞에 보이는 게 그래서. 반가우니까 만나겠다고 해놓고는 고민을 엄청 했다"고 털어놨다.

선생님은 과거 학교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 "석사과정 마치고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유학을 가면서 돈을 마련하려고 학원으로 간 거지 전혀 김 군하고는 상관 없다"고 설명해 긴 세월 동안의 오해를 풀었다.

한편 1968년생으로 올해 나이 쉰 세살인 김범수 아나운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학사 학위 직후 공군 학사장교 임관하여 군 복무를 마친 후 1994년 서울 소재 어느 무역투자회사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듬해 1995년에 TBS 교통방송 6기 공채 아나운서로 이적 입사했고 4년 후 1999년 SBS 골프 공채 1기 골프 캐스터로 이적하였다가 이듬해 2000년 SBS 서울방송 8기 공채 아나운서로 다시 이적했다.

그는 《재미있는 TV 천국》, 《금요 컬처 클럽》, 《접속 무비 월드》 등 많은 SBS 프로그램 MC 활동을 하다 2004년 3월에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SBS 서울방송에서 퇴사했다.

 

/정유진 기자 online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