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 선수 누나…동생 금메달로 인생 전환점
사업·결혼 성공…초등학교 등에 소방제품 기부

"뿌듯해요. 누구를 돕는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줄 몰랐어요."

포천시 화현면에 소재한 소방제품 제조 전문업체 신영 모은영(34) 대표의 일성이다.

그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영웅 모태범(31) 선수의 누나다.

모태범 선수는 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다. 이 메달은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안겨줬다.

모 대표 역시 동생의 금메달로 인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2007년 10월, 22세의 나이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어릴 때 부모가 하던 플라스틱 제조업을 지켜보면서 꿈꿔왔던 일이다.

그러나 세상 물정 모르고 뛰어든 사업이 잘될 리는 없었다. 가장 힘들 때 가족들의 도움으로 용기를 얻었다.

모 대표가 사업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동생의 금메달 소식이 컸다.

이때부터 사업은 번창했다. 사업장도 소흘읍에서 화현면으로 이사했다. 직원은 35명으로 늘었고, 회사 규모는 더 커졌다.

초창기 소화기 받침대만 제작했지만 지금은 휴대용 비상조명등, 화재경보기 등 생산 제품도 다양해졌다. 생산공장도 늘린 덕에 연 매출은 70억원 규모다.

사업만 번창한 것은 아니다. 가족이란 공동체도 생겼다.

남편 이주원(34)씨는 초등학교 친구다. 동생이 금메달을 따면서 졸업한 지 10년 만에 재회했다. 금메달이 안겨준 값진 선물이다.

7년의 연애 끝에 2016년 결혼도 했다. 지난해 3월엔 첫아들(이하준)도 태어났다. 뱃속엔 둘째도 있다. 경사가 겹쳤다.

이러면서 모 대표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러던 중 TV를 통해 강원도 펜션 화재를 접했다.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학생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은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모 대표는 학생들의 안전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곧바로 인근의 초등학교를 살폈다. 소방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모 대표는 나눔을 실천하는 천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고는 포천의 일동초, 화현초, 서울의 은석초(모교) 등에 소방제품을 후원했다.

소방시설이 취약한 노인정과 마을회관에도 소화기와 감지기 등 기부활동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화현면에 소재한 사찰 도성사에도 소화기 함, 감지기, 휴대용조명등, 소화기 등 418종의 소방제품을 기부했다.

지금까지 후원한 금액만 2억원이 넘는다.

"경영상 어려움이 없다면 나눔 실천은 계속할 거예요. 아직도 안전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하거든요."

모 대표는 "소방시설은 화재를 예방할 뿐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지킬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만큼 중요하다"라면서 "그러나 화재로 인해 소화기 등을 사용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불이 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불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포천=이광덕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