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복지센터서 2년여간 심신 수련
"젊은 사람이 배우면 더 좋을 것 같아"


우리 민족 고유의 심신수련법인 국선도를 수련하며 제2의 인생 황금기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

하남시 초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김영득(68)씨.

푸른 도복에 띠를 동여맨 김씨는 오랜 수련 탓인지 소나무처럼 유연하고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국선도를 수련한 지는 2년 반이 넘었다고 한다. 시범을 보여달라는 말에 그는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는 고난도의 두좌법 자세도 가뿐하게 해낸다.

"처음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어려운 자세가 자연스럽게 됐을 때 느끼는 성취감을 느낍니다. 국선도를 하다보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죠."

김씨는 "국선도를 시작하기 전 몸이 유연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리를 쭉 펴고도 땅에 손바닥이 닿는다"며 "매일 꾸준히 연습하고 노력한 덕분"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현재 김씨처럼 초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국선도를 수련하고 있는 회원은 25명 정도다. 40대 가정주부도 있고, 80세가 넘는 어르신도 세 분이나 있다고 한다. 김씨는 일주일에 세 번, 오전 9시 반부터 도복을 입고 매트 위에 선다고 한다.

"매트 위에선 국선도의 마음가짐인 정심(定心), 정시(正視), 정각(正覺), 정도(正道), 정행(正行)을 되뇌며 심신을 가다듬죠. 바른 마음과 바른 시각을 갖고, 올바른 깨달음의 길을 향하며 항상 정도를 가겠다는 뜻이랍니다."

그는 "국선도는 우리 민족의 심신수련법으로 상고시대부터 전수돼 풍류도, 화랑도, 신선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며 "음양오행 사상을 기반으로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도덕력을 기르는 것이 국선도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선도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국선도를 수련하면서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팔굽혀펴기를 손가락만 땅에 대고 30번도 넘게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함께 수련하는 회원들도 모두 힘이 생기고 체력이 붙었어요. 아픈 사람처럼 비실비실하던 사람들도 체질이 강화됐고, 여성 회원분들도 근력이 좋아졌죠."

김씨는 "야간 방범대 동료에게 추천을 받아 국선도 수련을 시작했다"며 "건강에 좋다고 하니 한번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해보니까 그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국선도를 배우고 난 후부터 일상생활에서 피곤한 적이 없다는 그는 "젊은 사람들이 국선도를 배우면 더 좋을 것 같다. 출근 전후 국선도를 하면 서서히 일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선도의 전령사가 된 김씨의 모습과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 깃든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하남=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