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성남종교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6일 성남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협의회 의원들이 지난 4일 시의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성남종교시민사회단체·자유한국당협의회

㈔경기민족예술인총연합 성남지부가 연 행사에서 한 출연자가 북한 김일성을 연상하게 하는 사진을 달고 공연한 것을 두고 보수 정치권과 시민사회 진영이 이견을 보이며 대립하고 있다.

성남종교시민사회단체는 6일 성남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협의회는 성남민예총이 연 콘서트에서 시 낭송을 한 참가자의 김일성 사진 소품을 문제 삼으며 억지 색깔공세를 펴고 있다"며 "한국당 주장대로라면 남북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연극 등 문화예술작품에 등장하는 인공기나 김일성 사진도 다 문제가 되고 연출자나 작가 모두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은 문화예술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억업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면서 "우리민족이 처한 아픈 분단 현실을 정치에 활용해 이득을 얻으려고 선거 때만 되면 반복하는 색깔론과도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협의회는 지난 4일 시의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남민예총이 연 콘서트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이 북한 김일성 배지 모양을 크게 확대해 자수를 놓은 마크를 가슴에 달고 나와 시를 낭송했다"며 "한국전쟁 때 동포를 학살하고 국토를 황폐화시켰던 김일성의 사진을 달고 나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이 하나의 민족이라는 동질성과 평화통일의 기반 조성이라는 틀에서는 이해되지만 공산주의 인물 숭배라는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이어질까 염려된다"며 "성남민예총 회장은 즉각 사퇴하고 예산을 지원한 은수미 성남시장은 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자유청년연합도 7일 은수미 성남시장과 송창 성남민예총 지부장 등 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성남민예총 관계자는 "북한에 있는 아들이 남한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은 '오, 나의 어머니'를 현장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김일성 사진 소품을 사용한 것"이라며 "퍼포먼스를 퍼포먼스 그 자체로 보지 못하고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에 아연실색 할 뿐이다"고 반박했다.

성남민예총은 앞서 3일 남과 북의 문화예술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도촌동 공원에서 '남누리 북누리' 콘서트를 진행했다. 성남시는 평화통일 시민공모사업에 응모해 선정된 성남민예총에 1200여만원을 지원했다.

은수미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축사는 평화를 염원하는 일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유인물로 사전에 제작된 것"이라며 "철지난 색깔론은 우리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시대를 거스르는 퇴행일 뿐"이라고 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