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캠프마켓(미군기지)은 미래에 무엇을 어떻게 담을까? 캠프마켓 역사를 나누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으려는 '부평 캠프마켓 시민생각 찾기'가 지난 2일 캠프마켓 내 야구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15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캠프마켓 반환에 대한 열기를 느끼게 했다. 이 행사는 캠프마켓 과거를 시민과 함께 공감하고, 미래 방향을 소통하자는 자리로서 의미를 띠었다. 시민들은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즐기는 한편, 캠프마켓 반환 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는지 의견을 나눴다.

앞서 인천시는 1일 부평안전체험관에서 이와 관련한 '전문가 컨퍼런스'를 열었다. 여기선 역사·문화, 환경, 공원녹지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부평 캠프마켓 반환 뒤 활용방안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특히 캠프마켓 부지를 인천의 대표적 역사 공간으로 활용하려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전담조직을 꾸려야 한다는 제안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캠프마켓과 인천육군조병창 유적 등은 반전(反戰) 평화의 역사적 장소로서 높은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인천육군조병창 제1제조소와 부평토굴, 미쓰비시 줄사택 등을 하나의 역사단지로 잇는 역할을 할 전담조직이 필수라는 것이다.

세계유산에 오르면, 일단 반전 평화교육 현장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도 거듭나게 한다. 태평양전쟁 당시 부평의 조병창은 국내 유일의 일제 무기공장으로 알려져 있다. 조병창이던 캠프마켓이 일제의 전쟁범죄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면, 큰 의미를 가져올 수 있겠다. 부산시민공원은 미군측으로부터 반환된 기지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전쟁 피란과 미군부대 역사를 잊지 말자는 시민 공감대를 형성한 곳이다. 문제는 캠프마켓의 세계유산 등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으로 발굴·보호·보존하자는 취지에 맞냐는 분석이다. 아울러 시민들이 이에 호응을 하느냐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 지금 캠프마켓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그저 제안으로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인천이 다른 곳과 차별화를 이루려면, 함께 고민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