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에서 발생하는 선박 화재나 인명 구조를 돕는 소방정(消防艇)이 노후화돼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낡고 오래된 소방정을 타고 바다로 나가는 소방관 안전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3일 인천중부소방서에 따르면 소방정 노후화로 선박 아랫부분이 얇아져 철판을 덧대 운항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중부서는 소방정 선체 하단이 오랜 운항으로 닳은 것을 확인했다. 비용 문제로 선체 하단을 교체하지 못하고 철판을 덧대는 조치만 취한 상태다.

111t급 소방정은 중구와 동구, 옹진군 해양 일대를 관리한다. 해양경찰과 함께 관할 지역에 대한 화재진압과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천에서 유일한 소방정으로 1997년 건조돼 수령이 22년이나 됐다.

주요 시설 고장도 잦다. 최근 3년간 10여건의 수리가 이뤄졌다.
지난해만 해도 선박에 철판을 덧댄 것을 포함해 불을 끄기 위해 사용되는 방수포와 소방펌프 등을 수리했다.

더 큰 문제는 화재진압에 나서는 소방관들의 안전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방정에 투입되는 인력은 총 16명이다. 이들은 3교대로 근무를 하며 화재 발생 시 노후화된 선박에 목숨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해상 화재 등이 증가하면서 소방정 출동 횟수가 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해 출동 횟수는 87차례로 2017년(63차례)과 비교해 38% 증가했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정이 노후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당장 소방정을 교체하는 것은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내년 수리 예산을 대폭 상향 요청해 노후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