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인류에게 주어진 시간 
[환경칼럼]인류에게 주어진 시간 
  • 인천일보
  • 승인 2019.11.01 00:05
  • 수정 2019.11.04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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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희

 

21세기에서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지구의 과제는 무엇일까.

나는 빈부격차를 포함한 사회적 불평등 문제와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생태적 위기라고 판단한다.

세계는 산업화 이후 성장을 통해 과거보다 더 나은 경제적 삶을 누리게 되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사회적·경제적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자본의 소유 규모에 따른 지속적인 사회적 불평등 격차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한 국가 내의 계급문제를 넘어서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불균형 문제를 포함한다.

함께 누리는 지구공동체라는 구호의 이면에는 소수가 인류 전체 부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진실을 회피한다.

빈부격차 문제가 인간관계와 현 세대의 문제라면 또 다른 과제는 지구 생명체와 미래세대를 포함하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도 상승이라는 지구 생존의 문제다.

이는 단순히 기후변화라고만 표현될 수 없는 심각한 기후 위기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즉 IPCC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등 최근 3건의 보고서를 통해 2019년 현재 지구 평균기온이 이미 산업혁명 이전보다 1℃이상 상승하였음을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구 평균온도 1.5℃ 이하로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남아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즉 탄소 예산은 채 10년이 남지 않았다. 결국 이 기간 안에 온실가스 추가 배출을 막지 못한다면 지난 2015년 전 세계가 동의한 파리협정 합의문은 물거품이 된다.

댐에 작은 구멍이 생기면 급격히 무너지듯이 임계온도를 넘은 지구는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 내장된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과학자들은 현 시대가 인간으로 인해 지구 생명체의 멸종을 고민해야 하는 인류세(人類世)로 명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IPCC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사회 모든 부문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 전례 없는 비상의 행동을 당장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온실가스 감축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동안 태풍 등 기상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서 확인되었듯이 생물 다양성과 식량 체계 및 건강의 악영향은 현실화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란성 쌍생아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 문제와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는 모두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로 이중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에서 최근 확인된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910만t이다.

우리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여기고 있던 7억t을 넘어선 것이다.

석탄화력 발전소의 단계적 축소와 재생에너지의 확대, 녹색기후기금(GCF)의 공여액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국제적 약속과 더불어 정부에서는 '제2차 기후변화대응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5억3600만t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산업계 현실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물론 온실가스 감축은 일국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12월에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5차 당사국총회(COP25)는 그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이번 COP25에서는 국제 탄소시장에 관한 파리협정 제6조 지침의 채택 여부가 총회의 성패를 좌우한다.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허용된 국가 간 거래하는 온실가스 감축분을 제대로 산정하고 국가 간 거래시스템을 합의하지 못한다면 기후변화 위기 해결은 불투명해진다.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경제·사회적 불평등 문제와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적 위기의 해결책은 서로 구분되어서는 안 된다.

분리되어 추진될 시 과거와 같이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경제성장이라는 낡은 패러다임으로 회귀한다.

그것은 또 다른 역사적 패배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두 가지 과제를 하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생태적 위기 극복을 중심으로 동시에 사회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온실가스를 추가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불평등 해결방안을 찾는 것, 이를 위해 비상한 결심으로 인류 모두가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여유롭지 않다.

조강희 본부장은 서강대 화학과을 졸업하고 인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을 전공했다.

인천환경공단 상임이사, 인천환경교육네트워크·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인천시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환경공단 기후대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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