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개통헌의' 보물 지정 기념 '법고창신의 길을 잇다' 주제 저술·간찰·서화·유물 한눈에
▲ '소나무 아래 김육' 초상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혼개통헌의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조선후기 실학파들의 유물을 총망라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실학박물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내년 3월1일까지 '법고창신의 길을 잇다'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실학박물관이 혼개통헌의의 보물 지정(보물 2032호)을 기념하고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 아래 10년 동안 수집하고 기증받은 소장 유물을 중심으로 한 특별기획전이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법고창신'은 옛것을 본받되 변용할 줄 알아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실학의 핵심 사상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크게 실학자의 저술과 간찰, 서화, 과학 등 총 4부로 구성된다.

전시 1부 '저술'에는 박세당의 장자 주석서인 '남화경 주해산보'를 비롯해 박지원의 친필 초고 '백련관잡록' 등 실학자들의 다양한 저술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다산 정약용의 대표적인 경세서인 '경세유표'가 가장본(家藏本)으로 전시된다. 가장본은 다산가에서 소장한 판본으로 자료적 가치가 크다.

2부 '간찰'에서는 순암 안정복을 비롯해 번암 채제공,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의 친필 간찰이 전시될 예정이다. 우리 선조들은 교류의 방식으로 간찰(簡札)을 사용했다. 간찰은 오늘날의 편지를 말한다.

실학박물관에는 총 200여건의 간찰이 소장돼 있다. 이 중 8편의 편지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손녀의 혼사를 앞두고 혼사비용을 걱정하는 할아버지 순암 안정복, 헤어진 벗을 그리워하는 강산 이서구, 동년배들은 다 죽고 혼자 남은 쓸쓸함을 토로한 다산 정약용, 조부 박지원과 함께 연행길을 떠났던 소년 장복이의 후손을 찾아 함께 연행을 떠난다는 박규수의 편지를 만나 볼 수 있다.

소장 서화들을 소개하는 3부에서는 잠곡 김육 초상 3점과 김석주 초상 1점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17세기 중국 초상화 유입과 그에 대한 인식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4부 '과학'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유금의 혼개통헌의를 비롯, 박규수의 '간평의'와 '평혼의' 등 서양천문학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천문기기 및 세계지도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김태희 실학박물관장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실학자들이 추구했던 법고창신의 길을 잇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