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묘안 월남전참전자회 부평구지회장, 삶의 의지 부여 역할
"1300여명 생활할 보훈회관도 없어…복지·정책·개선 시급"
▲ 30일 만난 권묘안 월남전참전자회 인천지부 부평구지회장이 환하게 웃고있다.

"우리 주변엔 꽃다운 청춘에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전쟁터에 뛰어든 참전 용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의지할 곳이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30일 인천 부평구 안전체험관에서 만난 권묘안(72·사진)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인천지부 부평구지회장은 참전 용사를 위한 복지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15년 부평구지회장으로 임명된 그는 현재 힘들게 살아가는 참전 용사들에게 삶의 의지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월남전을 겪으며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를 이유로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참전 용사들을 위한 방안 모색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실제 지역 내 산불 예방을 위한 안전 활동이나 자전거 보관소 관리, 학교 앞 아동지킴이 등을 참전 용사들이 할 수 있게 된 것도 그의 노력에서 비롯됐다.

권 지회장은 "물론 참전 용사들 나이가 70~80살이다 보니 구직이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하다"며 "이를 위해 매번 노인일자리센터장과 구 노인복지과 담당 공무원 등을 만나 일자리와 관련된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그가 이토록 참전 용사를 위해 애쓰는 이유는 직접 전쟁의 아픔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그 역시 1964년 월남전에 파병된 뒤 약 9년이 지나서야 그리운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타지에서 전사한 5000여명의 전우와 전쟁 후유증을 겪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부평지역엔 1300여명의 월남전 참전 용사가 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마땅한 휴식 공간이 없는 탓에 협소한 월남전참전자회 부평구지회 사무실에 옹기종기 모여 불편할 생활을 하고 있다.

이를 두고 그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 용사를 위해서라도 복지와 관련된 정책 및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천에서 부평구가 참전용사 지원금이 가장 적다는 사실을 꼬집으며 인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지회장은 "인천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하더라도 부평구는 보훈수당이 3만원으로 가장 적고, 유일하게 보훈회관이 없는 곳"이라며 "적어도 형평성을 맞출 수 있도록 구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전 용사가 대우를 받기 위해선 이들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이에 그는 내달 6일 예정된 월남전참전 55주년 기념식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도 호소했다.

"참전 용사 덕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 자리를 빛내줬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