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스무 발자국' 원화전
▲ '스무 발자국' 원화 전시 작품 '성남 원도심' /사진제공=성남시

▲ '스무 발자국'  그림책 원화전 포스터 그림

김달·박승예 작가 그림·사진 묘사성남시 공감 갤러리 … 내달 4~9일

광복 이후 최초의 대규모 도시빈민투쟁이었던 광주대단지사건을 그림, 사진으로 묘사한 김달, 박승예 작가의 그림책 '스무 발자국' 원화전이 열린다.

성남시는 다음달 4~9일 시청 2층 공감 갤러리에서 '스무 발자국' 원화전을 개최한다.

전시회는 광주대단지 사건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바로 알리고, 성남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대단지사건은 성남시 탄생의 뿌리다. 서울시는 1968년 서울시내 무허가 판잣집 정리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 광주군에 위성도시 광주대단지(지금의 성남시)를 조성, 철거민을 집단 이주시킬 계획을 세웠다.

당시 서울에서 강제 철거를 당하고 새로운 신도시에 내 땅이 생긴다는 희망으로 광주대단지로 이주한 철거민들은 제대로 된 주거환경이 없이 천막이 즐비한 곳에서 물 부족, 화장실 부족, 먹거리 부족, 일거리 부족 등을 겪으며 생활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외지인들의 토지 투기붐으로 광주대단지의 땅값이 상승하자 정부는 철거민들에게 땅값 상승에 따른 세금을 부과했다.

자급자족도시로 키우겠다는 정부 선전만 믿고 강제 이주 당한 철거민들은 급기야 생존권 투쟁에 나섰다.

1971년 8월10일 경기 광주군 중부면(현 성남시 수정·중원구) 주민 10만여명이 정부의 무계획적인 도시정책과 졸속행정에 반발,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벌이며 광주대단지를 장악했다. 서울시장의 주민 요구 수락 약속으로 광주대단지사건은 6시간만에 막을 내렸지만 이 사건으로 주민과 경찰 100여명이 부상 당하고 주민 23명이 구속됐다.

전시회는 이같은 광주대단지사건 때의 주민궐기대회, 당시 야산과 구릉에 자리 잡은 천막집, 비탈진 수정·중원 원도심 일대의 비좁은 주택가 모습 등 30점의 그림과 사진을 담고 있다. 또 성남 원도심 생성의 역사를 담은 영상(9분)도 함께 전시돼 광주대단지사건의 진상규명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