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열린 '2019 인천창업벤처한마당'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행사시작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8월 6432곳 … 전달비 19.8%↓

부동산·제조업 부진 큰 영향

부서명 '창업' 포함 적극지원

기관별 예산 포괄 검토 필요



올해 들어 8월까지 인천에서 창업한 기업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 가까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부동산업과 함께 제조업 분야 창업이 줄어든 상황에서 산업단지 중심 창업 생태계를 갖춘 인천이 제조업 부진 영향권에 속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전문가들이 잇따라 인천지역 창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와중에 들려온 창업 실적 하락 소식이다.


▲올 8월까지 인천 2.8%, 수도권 6.9% 하락

29일 중소벤처기업부 '2019년 8월 창업 기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인천지역 창업 기업은 6432곳으로 전달인 7월 8018곳과 비교해 19.8% 감소했다.

지난달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창업이 줄어든 것은 부동산업과 제조업 등 감소 때문이라고 중기부는 보고 있다.

부동산업은 전년 동월 대비 18.8% 줄어들었고 기술 창업 가운데 제조업은 15% 감소했다. 부동산업은 지난해 정부가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줄이면서 창업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특히 인천 산업에서 비중이 높은 제조업 가운데 전기·전자·정밀기기 업종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업황 부진으로 22.4% 감소했다.

인천은 7월에서 8월 변화도 말고도 2019년 전반적으로 창업 하락세가 감지된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인천지역 창업 기업이 모두 5만4287곳이었던 게 이번 연도 같은 기간 5만2741곳으로 1년 새 2.8% 감소했다.

수도권 전체로는 2018년 1~8월 49만8472곳에서 다음 해 46만3913곳으로 수도권 하락 폭인 6.9%보다는 낮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경기(23만9564), 서울(17만1608곳)에 이어 전국 창업 기업 수 3위라는 타이틀도 지켜냈다. 창업 기업 부진이 전국 공통사항인 덕분이다.

▲"'청년정책과','창업지원과'나 '청년창업과'로 명패 바꿔야"

중기부가 '2019년 8월 창업 기업 동향' 자료를 내놓기 며칠 전인 지난 24일, 인천시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인천테크노파크, 인천대, 인하대,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등은 인천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2019년 인천창업포럼 총회'를 열었다. 지난 2월 인천시민이 원하는 창업 정책 방향과 시책 발굴을 위해 발족한 '인천창업포럼'이 8개월 만에 정책 제언을 포함한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총회에서 '인천지역 창업거버넌스 현황과 개선방안' 주제로 정책 제언에 나선 김종배 인하대 교수는 현재 인천시 '청년정책과'를 '창업지원과'나 '청년창업과'로 조직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17개 자치단체 창업담당 조직을 살펴보면 서울이나 경기, 광역시 등 대도시 자치단체 조직에서 '과'급 명칭에 '창업'이나 '벤처'가 포함되지 않은 도시는 인천과 광주 정도이기 때문이다.

김종배 교수는 "예를 들면, 서울 경우 '투자창업과' 내 '창업정책팀'이, 부산에선 '일자리창업과' 내 '창업기반팀' 등이 있는 반면, 인천은 '청년정책과' 내 '기술창업지원팀'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칫 창업 적극성이 타지역보다 떨어져 보일 수 있는 지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인천시가 조직을 개편하면서 기존 '창업지원과'를 폐지하는 걸 놓고 일각에선 창업 활성화를 추진하는 정부 기조와 달리 창업 지원을 '과' 하부 조직인 '팀'으로 줄인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인천시, 산하 기관, 국가 직접 사업까지 … 창업 예산 교통정리 할 때

"인천시 조직 자체에서 일할 수도 있지만 창업 지원 상당 부분 인천테크노파크 등으로 이관하고 협업하고 있다. 시 자체 예산, 인력뿐만 아니라 지원 기관들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지난 24일 '2019년 인천창업포럼 총회'에 참석한 박남춘 인천시장이 정책 제언자로 나선 김종배 인하대 교수에게 던진 말이다. 김종배 교수가 "인천시 총예산에서 창업 예산은 0.03%로 17개 시·도에서 가장 낮다.

창업 지원에 열성인 울산, 대구는 각각 0.29%, 0.19%로 전국 1위, 2위를 다투고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김종배 교수와 인하대 연구진은 17개 시·도 창업 지원 관련 예산 규모를 산출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정보공개시스템 열린재정'을 뒤져가며 사업 항목 하나하나 뽑았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자치단체가 기관별, 산업 성격별로 창업 예산 접근법이 달라 총액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박남춘 시장은 김종배 교수가 시 직속 예산만 들여다봐 테크노파크나 인천경제청 등 시 산하 기관의 창업 예산은 누락됐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셈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 소속 여러 산업 부서와 시 산하 기관들이 창업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세부 내용이나, 인천 가능성을 보고 중기부 등이 투자하는 국가 직접 사업까지 포함하면 사실 창업 지원 내역이 다양하다. 하지만 인천시는 자체 창업 예산을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79억원까지 늘리며 열의를 나타내고 있다"며 "지난 3년 새 인천에선 창업 기업 수가 꾸준하고 특히 신규 법인 수가 점차 오르고 있어 안정권에 접어든 기업들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