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도시개발 이유로 거부했으나 계획 무산
올해 주민 무시하고 추진 … 우유부단 행정 논란

"옛날에는 개발 때문에 습지보호 못 하겠다더니, 지금은 거꾸로네요."

화성시의 습지보호 관련 행정이 '이중잣대' 논란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과거 인접 지자체가 습지보호를 건의하자 '개발'을 이유로 내밀며 거부한 전력 때문이다. ▶관련기사 19면
<인천일보 10월 28일자 19면>

최근에는 습지 쪽에 개발을 추진하는 움직임까지 포착됐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중심적이지 못한 행정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일고 있다.

2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안산시는 2014년 6월 갈대습지가 있는 시화호 일대, 대부도 대송단지 자연습지를 '습지보호구역' 및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달라고 환경부에 건의했다.

갈대습지의 경우 1997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약 103만㎡ 규모로 공유수면에 조성한 인공습지다. 반월천, 삼화천 등 하천 지점으로 나뉘었으며 수질정화능력이 있다.

특히 자연 생태적 가치가 상당하다. 2013년 안산녹색환경지원센터 조사에서 원앙,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11종과 멸종위기종 9종 등 총 111종 2929개체의 조류가 관찰됐다.

갈대습지는 안산시만 아니라 건너 쪽 화성시도 점용·사용 허가권(안산 39만여㎡, 화성 63만여㎡)을 갖고 있다. 안산시는 이에 2014년 8월부터 화성시와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화성시는 초기부터 난색을 표명했다. 습지 인근 지역에 추진하던 아파트 건설 등 도시개발 사업에 차질을 빚는다는 의견이었다. 결국 그해 11월 이 계획은 완전히 무산됐다.

갈대습지는 현재 양 시가 관리하고 있지만, 습지보호구역 등으로 인정되지 않아 환경파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불법수렵, 자연훼손 사례가 꾸준히 적발될 정도다.

그러던 2017년, 화성시가 약 20㎢의 매향리 갯벌 연안을 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로 지정하겠다며 절차에 착수했고, 지역 어촌계는 '개발이냐', '자연이냐'로 엇갈렸다.

그러나 화성시는 반대 주민과 더이상 논의하지 않았고, 지난 7월 도에 습지지정을 제안하는 등 행정에 속도를 냈다. 매향2리 어촌계에 해당 내용도 모르는 반대 측 주민이 상당수다.

반대 주민들은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화성시의 행정이 이중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해양수산부에 집단 항의하는 등의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다. 어촌계 관계자는 "습지로 보호받으면 '아무 개발도 못한다'는 주민들 의견은 무시했다"며 "시가 환경을 중요시했으면, 예전에 저쪽(갈대습지)은 왜 개발 때문에 안 된다며 거부했냐. 나도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지만 목적이 티 난다"고 발끈했다.

또 최근 시화호 갈대습지 내 '미개방지역'을 개발한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각종 좋지 않은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과거 시화호 일에 대해 명확히 파악한 것은 없지만, 주민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며 "오래전부터 시는 생태계 보존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다른 목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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