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해체 후 보존처리 완료…30일에 LED 점등식

고려 현종 11년(1020)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개성 현화사 석등'이 보존처리를 마치고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재공개됐다.

중앙박물관은 2017년 9월 해체한 뒤 3D 스캔·취약 부분 보수를 완료한 개성 현화사 석등 낙성식을 오는 30일 오후 5시에 연다고 28일 밝혔다.

개성 현화사는 고려 현종(재위 1009∼1031)이 돌아가신 부모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사찰이다. 고려시대에 왕실 행차와 법회가 열린 큰 절로 이를 테면 국찰(國刹)과 같은 곳이었다.

현화사 창건 당시 현종은 북한산 삼천사(三川寺) 주지인 법경을 초대 주지로 임명하고, 부처 사리를 봉안할 칠층석탑과 석등을 건립했다고 전한다.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1911년 일본인 골동품상 곤도 사고로(近藤佐五郞)에게 구매해 중앙박물관 소장품이 됐고, 2005년 용산 재개관 당시 공개했다가 구조 재조정과 부재 보강 등을 위해 보존처리를 했다. 석등은 지난 17일 재설치됐다.

1천년 전 석조 문화재인 석등은 높이가 4.3m에 이르고, 중량 6.5t이다. 석등 앞에 놓은 배례석(拜禮石)은 높이 33.3㎝·가로 112.1㎝·세로 60.6㎝다.

강삼혜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현화사 석등은 왕실사찰 명성을 상징하듯 크고 당당하다"며 "불을 밝히는 화사석(火舍石)은 기둥돌 네 개로 이뤄져 사방이 트여 있으며, 듬직한 지붕돌 위에는 불꽃 모양 보주(寶珠) 장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사는 이어 "현화사 석등은 논산 관촉사 석등, 금강산 묘길상 마애불 앞 석등과 함께 손꼽히는 고려 석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배례석에 대해 "영주 부석사 사례에서 보면 공양이나 예배 용도로 석등 앞에 세운 듯하다"며 "정확한 출토지는 알 수 없지만, 석등과 짝을 이룬 시설이라는 점을 고려해 현화사 석등 앞에 전시했다"고 말했다.

낙성식은 현화사 석등 설치 경과·문화재적 가치·보존처리 과정 설명, LED(발광다이오드) 전등 임시 점등식 순으로 진행된다.

중앙박물관 측은 "불을 밝히는 의식을 통해 옛 개성 현화사 석등 모습을 재현하고, 무명(無明)을 밝히는 석등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