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곡읍 공사방식 변경 요구
시행사 사업비 탓하며 강행

치루개마을 피해보상 촉구
도공 "요구사항 이미 반영"

용인시장 해소책 지시에도
막가파식 공사 … 주민 분통


최근 용인지역 일대가 막무가내식 대규모 도로 공사로 집단 민원이 속출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인천일보 9월30일 8면·10월10일자 19면>

집단 민원에 용인시장까지 나서 중재에 나섰지만 도로 공사업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배짱공사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최근 용인지역에서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이천~오산 간) 용인 구간 공사와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 6공구 용인시 공사구간 공사가 한창이다.

그런데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시행사인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는 용인시 포곡읍 구간(총 7.54㎞)을 공사하면서 6곳에는 교각을 세우지 않고 총 1.25㎞ 길이의 성토(흙을 쌓음) 제방을 쌓아 도로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시행사가 포곡읍 일부구간 공사를 성토 방식으로 시공하고 있는 이유는 사업비 절감 때문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성토 방식으로 공사가 추진되면 포곡읍 일대 마을이 두 동강 나 단절 현상이 불 보듯 뻔하다며 공사방식 변경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사는 "포곡읍 구간 공사를 하면서 발생한 사토를 성토하는 데 사용하면 그만큼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구간을 성토방식으로 공사를 할 수밖에 없다"며 기존 공사방식을 고수할 방침임을 밝혔다. 즉, 시행사는 사토 처리비를 아껴 공사비를 줄이겠다는 속셈일 뿐 주민들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또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하는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 6공구 용인시 공사구간인 용인시 양지면 주북1리 치루개마을. 이 마을 주민들도 공사가 완공되면 고립될 위기에 놓여있다며 집단이주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이 마을에는 36가구 100여 명이 살고 있는데 공사가 완공되면 1.8㎞에 걸쳐 고속도로가 마을을 에워싸고 기존 영동고속도로와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용인분기점(JC)이 설치된다. 결국 치루개마을은 분기점 안에 갇히게 되는 지역으로 전락한다. 최근 교각 공사까지 시작되자 마을 주민들은 공포감마저 든다며 하루빨리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마을 고립에 따른 요구사항을 설계에 이미 반영한 상태"라며 '마을 진·출입 하이패스 설치', '본선 선형 변경' 등에 대해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백군기 시장은 지난 15일 두 곳의 공사현장을 방문, "법과 규정만 따지면서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을 외면해선 곤란하다"며 "지역 주요 고속도로 개설공사에 따른 주민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소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행사들은 국가 주도사업이며 민자사업이라는 이유로 시장 지시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도 막무가내식 공사를 벌이고 있어 주민들과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시민 김모(56)씨는 "모든 도로 공사는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인데 이 공사들은 국민에게 고통만 주고 있다"며 "공사 시행사들이 국가 주도사업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외면한 채 막가파식 공사를 하고 있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