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고·경인교대 학생 20여명 창영초 등 근현대사 공간 탐방
▲ 경인교육대학교·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인천민주화운동센터 공동주관으로 22일 인천 동구 창영초등학교 인근에서 열린 '인천 민주주의 역사를 찾아 3·1운동 100주년 기념 그리고 민주로드 행사'에 참석한 경인교대 학생들이 3·1운동의 발상지인 창영초등학교 인근을 둘러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22일 오전 10시쯤 인천 동구 창영초등학교 옛 본관에 들어서자 '1907년 5월6일 개교'로 시작되는 학교 연혁이 눈에 띄었다. 지금은 '창영문화재관'으로 쓰이는 건물 안에는 오래된 냄새와 함께, 10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이 가득했다.

벽면엔 독립을 위해 싸워온 졸업생 업적을 새긴 액자가 곳곳에 걸렸고, 전시를 하는 교실에는 흑백 단체사진과 함께 일본어로 된 교과서 등 학생들이 쓰던 물품이 모여 있었다. 100년 전 인천 3·1운동을 주도했던 김명진·이만용·박철준·손창신 등이 교복을 입은 사진도 전시됐다.

3·1독립만세운동 인천지역 발상지 기념비를 살펴보던 신현고 학생 유지원(17)양은 "당시 18살이었던 학생들이 동맹휴업을 이끌고 만세운동을 위해 거리로 나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신현고와 경인교대 학생 20여명은 중구와 동구의 근현대사 공간을 걷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그리고 민주로드' 탐방에 참여했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와 인천민주화운동센터, 경인교대가 주관한 탐방에서 참가자들은 창영초를 시작으로 배다리마을, 답동성당, 인천감리서 터, 중구청(옛 인천부청) 등을 둘러봤다.
이희환 제물포구락부 관장과 김종운 인천둘레길 원도심설계자는 일일 가이드로 나서 공간마다 얽혀 있는 역사를 재조명했다.

학생들은 비석만 남아 있는 인천감리서 터를 보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가영(17·신현고1)양은 "백범 김구 선생의 탈옥 일화가 남아있는 감리서 자리에 비석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게 아쉬웠다"며 "역사를 모르면 인천감리서 터를 그냥 지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희환 제물포구락부 관장은 "인천에서 김구 거리나 민주화운동박물관 등 역사를 기록화하고 모으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음 세대에게도 인천의 지난 100년의 시간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