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인천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며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자들이 잇따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들의 유튜브 활동이 자칫 조폭이나 폭력을 미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확인한 결과, 전현직 조폭들 사이에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고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돌고 있다.

실제 부평식구파 출신 A씨는 구독자가 수십만명에 달하는 이미 성공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주목할 만한 소재를 영상물로 제작하고 화려한 입담을 뽐내며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중이다. 조폭 출신답게 영상 제목 키워드는 '맞짱', '건달', '문신', '불법도박', '몰카', '경찰' 등이 주를 이뤘다.

주안식구파에서 활동했던 B씨는 작년 12월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자신의 일상을 그대로 노출하면서도 '조폭 두목의 삶', '진짜·가짜 조폭 구별법', '이런 직업이 감옥에서 대우받는다' 등 다양한 조폭 소재 영상을 올리고 있다. 구독자는 6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외에도 이제 막 유튜브에 진출해 구독자를 늘려 나가거나, 유튜브 채널 개설을 준비하는 전현직 조폭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대부분은 과거 조폭으로 활동하다가 수사기관에 적발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목 지시로 일반 시민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에 가담했거나, 경쟁 조직을 상대로 세를 과시하기 위해 집단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마약에 손을 댔다가 실형을 산 조폭도 있었다.

일부는 조직 활동이 어려워져 돈벌이 수단이 마땅치 않자 광고 수익이나 후원금을 챙기기 위해 유튜브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의 유튜브 활동이 청소년 등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조폭이나 폭력을 미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조폭 관련 콘텐츠는 호기심과 모방 성향이 강한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조폭 세계를 동경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