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서 한국전쟁 중 이전
모더니즘 건축양식 간직
개보수 공사로 훼손 이유
문화재청 심의서 부결돼
1950년대 우리나라 모더니즘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인천사범학교 건물이 국가 등록문화재 지정에 실패했다.

문화재청이 심의를 거쳐 문화재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천 미추홀구는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인천사범학교 본관 등록문화재 지정 부결 통보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숭의동 131-6 일대에 있는 인천사범학교는 1946년 개성에 위치했던 경기도립개성사범학교가 한국전쟁 중 인천으로 옮겨 오면서 건립이 시작됐다. 당시 2만4066㎡규모의 터에 18개 교실을 갖춘 목조와 시멘트 벽돌조 단층 교사로 지어졌다.

이 건물은 남동쪽의 운동장을 마주해 대지 북서쪽 끝에 배치하는 근현대 시기 전형적인 학교 본관과 교사동의 건축 양식을 사용했다. 한옥 특성이 가미된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현관과 현관홀, 주 계단이 자리하는 중앙의 앞뒤로 튀어나온 탑상부를 좌우 대칭이 되게 설계한 것도 모더니즘 건축의 대표 방법이었다.

사범학교의 특성상 오르간 실습실이 설치되기도 했다.

미추홀구는 경인지역 교육대학의 출발이 되는 이 건물의 의미와 한국전쟁 이후 지어진 사범학교 건축물로서 국가가 보존해야 한다고 보고 2016년 등록문화재 지정을 요청한 바 있다.

등록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다 규제가 완화된 것으로, 외관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부를 일상생활에 맞게 개조하거나 수선이 가능하다.

최근 문화재청은 해당 건물에 실사를 나오기도 했으나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부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몇 번의 개보수 공사를 거치면서 오르간실이 훼손되는 등 원형을 보전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인천시 등록문화재로 다시 등록해 건축물을 보호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