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선구 고색동 일대 폐공장 영신연와. 산업화가 한창이던 1960년대 지어졌고, 1980년대 쯤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남은 가마터, 초벌 야적장, 노동자 숙소 등이 보존가치가 높다고 평가됐으나, 도시개발로 인해 철거될 예정이다. /인천일보 DB


수원시민들의 '보존 운동'을 부른 벽돌공장, '영신연와(永新煉瓦)'가 결국 철거된다. 근대산업유산을 남기고자 했던 이들은 안타까워하고 있다.<인천일보 2018년 10월3일·25일자 19면, 2019년 1월7일자 19면>
22일 시에 따르면 최근 시 내부는 권선구 고색동 일대 폐공장 영신연와에 대해 논의한 결과 존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이에 건축물 철거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

시의 결정 배경에는 '고색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있다. 2010년부터 추진된 해당 사업은 24만8950㎡의 대규모 부지에 공동주택 2007가구, 기반시설 등을 짓는 내용이다.

민간에서 주도하는 환지방식인데, 영신연와도 사업구역 안에 포함돼 '철거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개발계획상 영신연와 토지는 근린공원 위치다.

영신연와는 산업화가 한창이던 1960년대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5775㎡ 면적(건축물 1902㎡)에 가마터, 초벌 야적장, 무연탄 야적장, 창고, 노동자 숙소 등이 있다.

공장은 1980년쯤 문을 닫았으나, 세월의 풍파를 피한 듯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시와 전문가는 이런 이유로 영신연와가 산업유산이자 재생시설로 가치가 높다고 봤다. 영신연와를 추억하는 토박이 등으로 구성된 '영신연와 보존 시민모임'이 발족하기도 했다.

시민모임은 지난해 10월부터 서명운동, 전시회를 돌며 보존 필요성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서명에는 이달까지 1500여명의 지역주민이 참여했다.

이들은 폐시설을 문화공간으로 재생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부천시가 폐소각장을 전시·공연·교육·카페 등 공간으로 조성한 '부천아트벙커B39'가 대표적인 사례다.

시도 시민 의견에 공감해 존치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은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반대의견을 시에 제출했다. 시의 설득에도 의견은 바뀌지 않았다.

만약 시가 보존을 강제하면 조합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준공 뒤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미관 저해로 반발할 우려도 나왔다.

건설·제작·형성된 후 50년 이상이 지났으며 보존가치가 있는 건물을 '등록문화재'로 지정이 가능하지만, 민간 소유라 이마저도 어려웠다.

오랜 기간 보존 운동을 벌였던 시민들의 상실감은 컸다.

서동수 시민모임 대표는 "마을과 유산을 사랑하는 많은 시민들이 개인의 생업에도 불구하고 노력했는데, 참 씁쓸하다"며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 건 곧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 마찬가지로 아쉬워하면서, 다른 대책을 찾아 나선 상태다.

시 관계자는 "(철거가) 확정은 아니지만,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보존 필요성에 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기에 기록화 작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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