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룡 소장,최근 섬유산연구소 문열어
"백령·대청도 세계지질공원 가능성 무궁"
▲ 김기룡 인천섬유산연구소 소장.

"인천의 섬이 간직한 소중한 자원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최근 인천 중구청 앞에 '인천섬유산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지질학 박사 김기룡(62) 소장이 퇴직 후 평소 애정이 컸던 인천의 섬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30년 넘게 인천지역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 교사로 재직한 김 소장은 2014년 남부교육지원청 근무를 계기로 섬과 인연을 맺었다.

"지질학을 전공했지만 섬에 있는 암석들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어요. 남부교육지원청 근무를 하면서 관할 지역인 옹진군을 방문하게 됐고 섬의 가치를 발견했죠."

백령도 등에서 만난 교사와 학생들은 섬의 가치를 알지 못했다. 교사들은 휴일이면 도시로 나와야 했고 학생들 역시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면 섬을 벗어나기 만을 원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암석 연구를 해 온 김 소장에게 섬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대이작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이 있다는 사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저는 보성에서 태어났지만 인천이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예요. 이 곳에서 결혼을 하고 자녀들도 키웠죠. 인천의 가치 재창조를 위해 보답하는 길은 섬 연구라고 생각했어요. 주변에서 지형과 조류를 연구하는 지인들을 모아 인천섬유산연구회를 꾸렸던 게 첫 시작이었습니다."

지난 6월 백령·대청도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이 배경에는 김 소장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지질학 박사로서 국가지질공원 지정을 위해 학문적인 절차 준비에 동참한 것을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 꼽았다.

"백령·대청 지질공원에 설치된 안내판을 제작할 때도 제가 참여했어요. 지금은 백령·대청·소청도의 7개 지오트레일(둘레길)을 개발해 이를 소개하는 책을 집필 중에 있습니다."

김 소장은 백령·대청 지질공원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지질공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역에서 관심을 갖고 접근한다면 세계지질공원 지정도 가능해요. 백령·대청도가 품고 있는 가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죠. 인천섬유산연구소는 앞으로 시민들에게 인천 섬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