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용 경기동부취재본부 차장

여주에 올해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주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의 고군분투와 시민들의 협조로 현재까지 50여개 단체와 500여명의 시민이 동참한 결과 2700여만원이 모금됐기 때문이다. 여주에서 활동하는 이영선 작가의 희생과 봉사로 총 건립비용은 4000여만원으로 가능하게 됐다. 여주평화의소녀상추진위원회는 10월31일까지 1차모금을 마감하고 건립을 위한 세부 마지막 준비작업을 진행한다.

2019년 1월, 여주시민단체들이 고(故)이용녀 할머니를 기억하며 여주지역에 올바른 역사 인식과 피해 회복, 평화 실현을 위해 여주평화의소녀상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활동 초기 여러 가지 이유로 모금활동이 어려워 목표했던 지난 8월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 건립이 무산됐으나 이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여주는 독립운동의 고장이다. 기미독립선언 33인 중 한 분인 독립운동가 홍병기가 태어났으며, 청산리 전투에 무기를 공급하여 승리하게 한 임시정부 군무부장 조성환, 백범일지를 정리한 임정의 파수꾼 엄항섭, 그리고 의병 총대장 이인영과 여주만세운동을 주도한 신륵사 스님 김용식 등 수 많은 독립 운동가를 배출했다. 여주 평화의 소녀상은 고 이용녀 할머니의 어릴 적 모습으로 재현된다. 이용녀 할머니는 16세의 어린 나이에 일제에 의해 강제로 최장거리를 끌려 다니며 고통을 겪으신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서 여주군 북내면에서 태어났다. 해방 후 고국으로 돌아와 여생을 일본군의 만행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특히 지난 2000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전범 국제법정'에서 생생한 증언을 함으로써 승소를 이끌어냈다.일본의 공식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서울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 집회에도 꾸준히 참가했다.

경기도내 대부분의 도시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하지만 여주 평화의 소녀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여주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올해 12월24일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참여하지 못한 단체나 시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후원 단체나 시민은 건립백서와 기념비에 기록된다."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두어야 한다"고 말한 할머니의 뜻을 받들어 시민들이 참여할 때 독립운동의 고장 여주, 평화의 고장 여주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