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엔 시장이 넘치고 … 신도시엔 사람이 넘친다

동인천역에서 도보로 4분가량 떨어져 있는 동구 중앙시장.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시간임에도 골목 양쪽으로 늘어선 점포 세 집 건너 한 집씩 불이 꺼져있었다.

뜨문뜨문 골목길 시민들은 가게에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그들의 행선지를 향해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지난 주말인 19일 오후 인천 동구에 위치한 전통시장은 한적함 그 자체였다. 손님을 기다리던 상인들은 애꿎은 먼지만 털어댔다.

동구에 위치한 전통시장은 총 8곳. 인천 10개 군·구 중 시장이 가장 많이 밀집해있다.

지난달 말 기준 동구에 거주지를 둔 주민등록인구 6만4718명을 대입해 계산해보면 시장 한 곳당 8089명가량을 수용하고 있는 셈이다.

주민수가 11만5000명에 육박하던 27년 전과 인구수가 반 토막이 난 현재, 동구 내 시장 숫자는 8곳으로 동일하다.

반면, 송도국제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연수구 내 시장은 옥련전통시장과 연수송도역전시장 단 두 곳에 그친다.

연수구 주민 수는 지난 1995년 21만8000명에서 올해 36만2000명으로 약 14만4000명이 늘었다.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이동은 당연한 수순이었으나, 이로 빚어지는 지역별 시장 불균형 문제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3면

공산품과 식자재 대형 유통업체에 밀린 전통시장은 닭강정, 분식 등 먹거리 상권으로 균일화되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도 먹거리에 방점이 찍혔다.

행정안전부가 전국에서 아홉 번째로 지정한 야시장인 동구 송현야시장은 중앙 통로 판매대에서 스테이크와 갈비, 어묵, 떡볶이와 같은 20여종의 음식을 판매한다.

먹거리로 소비자를 끌어들여 침체돼 있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고객 유치에 실패하며 상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겨울 휴점 이후 재정비를 거쳐 지난 8월16일 재개장한 송현야시장은 당초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3회 운영하기로 했으나, 고객 감소로 판매대 운영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지난달 말부터 기약 없는 임시 휴장 상태다.

송현야시장 한 상인은 "야시장 안 하지는 꽤 됐다. 야시장 할 때 장사가 뛰어나게 잘 된 것도 아니다"라며 "지역 손님도 외부 관광객 손님도 없어 시장이 썰렁하다"라고 했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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