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환기구에서 '매우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기구 1기에서 연간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250㎏이 넘는 상황이어서 지하철의 미세먼지 유입을 막는 정부의 대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재호(민주당·부산남구을) 의원이 21일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해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터널의 강제배출 환기구의 미세먼지(PM-10)를 측정한 결과, 지하철 운영시간 동안 평균 290㎍/㎥이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 측정은 β-ray 측정기로 24시간 측정했으며, 지하철이 운행 시간대인 오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를 분석한 결과다.

측정결과, 유효시간 최대 635㎍/㎥에서 최소 32㎍/㎥로 평균 290㎍/㎥ 미세먼지가 나와 미세먼지 경보단계의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다.

또 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내 지하철 터널의 강제배출 환기구 1개당 1년에 251kg의 미세먼지가 배출돼 전체 179개소로 계산하면 년간 4만4929kg의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국 경유 시내버스의 4배에 달하는 양이다.

박 의원은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불안 해소를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해 3월 '제3차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대책(2018~2022)'을 발표하고, 국토부에서도 올해 여러가지 지하철 및 지하역사의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지하역사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만 있고 배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하철 터널 환기구에는 미세먼지를 거르는 장치가 없어 도심 속 국민들이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며 "국토부는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 조속히 지하철 터널 환기구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