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정신 후대 전하려 지은 '사묘'
관련 안내서 없고 개수조차 몰라
저자 전국 돌며 찾아낸 46곳 소개
▲ 윤한주 지음, 덕주, 336쪽, 3만5000원


윤한주 국학박사가 국내 46곳에 건립된 단군 사묘를 2017년 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답사를 거쳐 조사한 책 <한국의 단군 사묘>가 나왔다.
사묘(祀廟)란 영정이나 위패 등을 모신 전각을 말한다. 지역 단군 사묘에서 개천절마다 제례를 봉행하고 있지만 전체 개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단군 사묘는 총 46곳에 건립됐다. 1909년부터 광복 이전까지 6곳이고 광복 이후부터 1999년까지 31곳이다. 2000년 이후에도 9곳이 더 건립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으로 살펴보면 서울 4곳, 경기도 3곳, 강원도 2곳, 대전·충청도 14곳, 광주·전라도 16곳, 대구·경상도 7곳이다.

인천은 강화도 마니산에 참성단이 있다. 고려와 조선의 역대 왕들이 제사를 지냈던 유서 깊은 단군 유적이다. 부천 원미산 향림사 단군성전에는 흰옷을 입은 대형 단군상이 있는데, 높이만 2.75m에 달하고 있다. 가평에는 단군정신선양회 회원들의 성금으로 계관산 아래 단군 석상을 건립하고 단군성전을 세웠다. 여주 목아박물관에는 환인, 환웅, 단군을 목조각으로 만들어 지은 한얼울늘집이 있다. 단군 사묘가 박물관에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북한 단군 사묘는 황해도 구월산에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삼성사가 있다. 평양 숭령전은 단군을 모신 사당으로 조선의 세종이 세웠다. 묘향산 단군굴에도 광복 후에 사당을 건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일본에도 단군 사묘가 있다는 점이다. 건립의 주역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왜군에 끌려간 조선의 도공(陶工)들이다. 이들은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에 단군을 모신 옥산궁(玉山宮)을 건립했다.

사당을 건립한 8월15일마다 큰 축제를 벌여 화합과 번영을 다짐했다. 이 책은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총 46곳의 단군 사묘를 소개했다. 전라도민은 국조를 모시는 것은 사대주의를 배격하고 민족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단군사묘를 건립하자는 주장이 신문에 보도됐을 정도다. 충청도는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탄압에 맞서 단군전을 지키며 조국의 독립을 염원했다.

4개 권역이 마칠 때마다 쉬어가는 코너로 '단군 에피소드'를 실었다. 단군의 탄신절과 어천절의 근거를 문헌으로 제시했다. 임시정부에서 단군이 나라를 건국한 10월3일을 건국기원절로 제정한 내력을 밝혔다.

지은이 윤 박사는 "유서깊은 사찰이나 향교에 관한 책은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단군 사묘에 관해서는 안내서조차 찾기 힘들다"라며 "선조들은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을 후손에게 전하기 위해 사묘를 건립했다. 우리 고장 소중한 문화재인 단군 사묘를 찾아 선조의 뜻을 기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