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연령대 범행 일반적
화성사건 피해자 광범위
세계 범죄역사상 손꼽혀

화성사건 피의자 이모(56)씨의 자백으로 속속 범행 실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의 범행 수법이나 패턴 등이 세계 범죄역사상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잔인하다고 진단한다.

그의 자백대로라면 처제 사건을 포함해 모두 15건의 살인을 저질렀고, 피해자 연령은 9세부터 71세까지 폭넓은 특징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정 연령대에 성적 욕망을 느껴 범죄를 저지른 그동안의 연쇄살인범들과 다른 형태의 범행이라고 분석한다.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이씨의 첫 범행 피해자는 71세 노파였다. 1986년 9월15일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 한 목초지에서 이모(71)씨가 하의가 벗겨진 채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24살이었던 이씨와 47살 차이가 난다.

5·8·9차 사건과 수원 화서역 살인사건, 청주 복대동 살인사건 등의 피해자들은 모두 중고교생이었다.
특히 1989년 7월7일 화성 태안읍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실종사건'의 피해자는 9세로, 당시 이씨와 18살, 1차 피해자와 63살이나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이를 비춰볼 때 이씨의 성적 욕망이 피해자 연령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씨의 범행 대상은 오직 '여성'이었다. 이성에 대한 고삐가 풀렸는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했다"며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만 범행을 저질렀던 강호순, 유영철보다 이씨는 더 잔혹한 사이코패스"라고 했다. 오 교수는 "세계를 통틀어 이씨처럼 광범위하게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없다"며 "이씨 전처가 경찰에 변태적인 성욕을 견딜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을 보면 결혼한 이유도 성적 판타지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이씨는 여성에 대한 가학적인 성 도착이 강력하다"며 "독특한 범행수법을 보면 여성 물품에 대한 집착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 연령이 다양한 것을 보면 소아성애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성적 욕망이 피해자 연령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심화 됐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