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 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하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던 주한미군의 '2019년 전략 다이제스트' 한글본이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수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은 16일 "주한미군은 지난 7월15일 '(한반도) 위기 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한글 번역부분이 오류라면서 'through Japan'이란 영어 원문 표현에 맞게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으나 전혀 수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 7월11일 발행한 '2019 전략 다이제스트' 한글판 보고서에서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이 유엔사 후방기지라는 기존 역할을 넘어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 전력제공국'으로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냐는 반발이 제기됐다.

이에 국방부는 다음날인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번역본 내용이 다르게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과의 전력 협력을 논의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관계자 역시 7월15일 "최근 전략 다이제스트 보고서와 관련해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through Japan'(일본을 통해서)이란 영어 원문 표현에 맞게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전범국가 일본이 '한반도 위기'를 이유로 한반도에 진출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외교부와 국방부는 주한미군 측에 즉각적으로 '번역 오류'를 수정하도록 요청하고, 그 결과를 국회와 국민 앞에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