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우 부천 역곡 상상시장 상인회장
특가판매금으로 무료교실 오픈
몰려온 사람들 자연스레 고객돼
방송국·도서관·캐릭터 확보
중국 '재래시장 살리기' 모델로

부천시 역곡역 북부광장 인근에 있는 역곡 상상시장은 중국까지 소문난 시장이다. 올해 6월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이 이곳에 와서 취재하고 7월4일에 중국 전역에 방송했다고 한다.

"중국도 재래시장 살리기 위한 정책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 좋은 사례가 있는지 살피다가 이곳 역곡 상상시장을 알게 됐다고 하더군요. 우리 시장의 각종 특화 시설과 홍보·운영방안, 특화 상품 등을 취재해갔습니다."

역곡 상상시장 남일우(사진) 상인회장의 자랑이다. 그는 10년 넘게 역곡 상상시장의 상인회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 재래시장이 다 그렇듯이 열악한 상황에서 시작했다. 당시 정부의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 덕에 비가림막을 하고 보행로 확보도 하면서 근근이 이어 갔으나 대형할인점의 진출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당시 경기도에서 대형할인점의 정기 휴일을 이용한 재래시장의 손님 끌기 사업을 공모해서 저희가 1등을 했습니다. 이벤트 행사를 열어 특가판매를 해 노래 교실과 요가, 기타 교실 등을 무료로 열자고 한 제안이 선정돼 받은 상금 5000만원으로 당장 실행했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료교실은 시민들로 꽉 찼고 이들은 자연스레 고객이 되면서 시장을 홍보하는 역할까지 했다. 이들이 시장에 더 머물도록 커피숍, 도서관, 어린이 장난감 대여점도 만들고 신청 음악과 사연을 소개하는 방송국도 만들었다. 도서관 회원은 2000명이 넘는다. 캐리커처 그리기, 웹툰 그리기 강좌도 개설해 젊은이들도 모이게 했다.

"2013년에는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만화 도시 부천의 콘텐츠의 하나인 만화를 접목하게 됐습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인기 만화작가 등과 협약을 맺어 각종 만화 캐릭터를 확보해 시장 30여곳에 설치하고 게시했습니다."

역곡 상상시장에 가면 유명 만화인 '검정 고무신', '임꺽정', '심술통', '머털도사' 등의 캐릭터를 입구에서부터 볼 수 있다. '상상공작소'라고 이름 지은 화장실에도 만화 스토리를 접목해 꾸며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캐릭터 앞에서 젊은이들이 인증사진을 찍어 SNS에 퍼트리는 것도 중요 홍보수단이 됐다. 결과적으로 중년층은 물론 젊은이도 찾는 시장이 됐고 해외에 알려지면서 외국인도 자주 찾고 있다. 이런 것들을 더 확산하도록 종합적으로 완성된 특화시장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다.

"역곡 상상시장은 고객과 상인이 서로 상생하고, 고객들이 오면 '상상한 것보다 더 좋은 시장이 되자'는 취지로 지어진 이름입니다. 5년 전에 120여 명의 상인들이 직접 지은 이름이죠. 시장 이름대로 누구든 오면 상상보다 훨씬 좋은 시장이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부천=김진원 기자 kj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