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문 너머로 떠나는 가을 여행
▲ 광명 기형도문학관 1층 전시실 입구. /사진제공=기형도문학관

 

▲ 광명 기형도문학관 '사진으로 보는 기형도' 기획전시. /사진제공=기형도문학관

 

▲ 양평 황순원문학관 중앙홀 전경. /사진제공=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 안성 박두진문학관 전시실 내부 모습. /사진제공=박두진문학관


바야흐로 가을은 독서의 계절. 책을 멀리하던 이들도 청명한 가을에 책 한 권 읽고 싶기 마련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와 함께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학인들의 정서와 삶을 엿볼 수 있는 문학관 나들이를 해보면 어떨까?


광명 기형도문학관
유년·청년시절 작품과 생전 찍은 사진 볼 수 있어

기형도문학관은 기형도 시인의 삶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과 그의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기형도기념사업회의 '시길 밟기', 광명시의 '기형도 시비 건립', '기형도 문화공원 조성' 등으로 시인을 추모하는 여러 인사들과 유족들이 함께 뜻을 모아 '시인 기형도를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하면서 2017년 11월 문을 열었다.

기형도문학관은 '기형도의 시는 세기를 넘고, 지역을 넘고, 장르를 넘는다'는 뜻을 세워 시인이 유년기부터 타계할 때까지 살았던 광명시에 건립됐다.

문학관 내 상설전시실(1~7전시실)에서는 기형도 시인의 유년 시절 추억이 담긴 시편들과 문학청년 시절 끊임없이 대학 문학상에 응모하며 썼던 시와 산문, 소설, 등단 이후 시인으로서, 신문기자로서 삶을 살며 펴낸 시집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8전시실)에서는 기형도 시인이 생전에 활동하던 모습을 사진으로 관람할 수 있는 개관기념 기획전시 '사진으로 보는 기형도' 등과 함께 연간 1~2회의 기획전도 열린다.

오는 12월 말까지 문학관 2층 북카페에서 열리고 있는 개관 1주년 기념 기획전시 '시 한 컷 - 안개의 방'에서는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기형도의 '안개'를 현대미술작가 노동식이 '솜'이라는 독특한 재료를 사용해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개관 이후 1년간 2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정도로 기형도문학관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다. 문학관 소장품으로는 시인이 사용했던 라디오와 이어폰, 만년필, 카세트테이프 10종, 탁상시계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주소: 경기도 광명시 오리로 268
▶운영시간: 하절기(3월~10월) 09:00~18:00 / 동절기(11월~2월) 09:00~17:00 (월요일 휴관)
▶문의: 02-2621-8860

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시대별 작품 한눈에…'소나기' 애니 보는 재미도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은 소설가 황순원 선생의 문학과 생애를 살필 수 있는 문학관으로 2009년 6월 개관했다. 단편소설 '소나기'를 비롯한 여러 대표작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된 문학공원이기도 하다.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은 60여년 동안 시와 소설의 세계를 넘나들며 순수와 절제 미학을 이룬 황순원 선생의 문학적 업적과 아름다움을 기리고 있다.

3층 규모의 문학관 입구를 지나 중앙홀에 들어서면 시대별로 한국 사회에 중요한 변화와 함께 작품 연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이 나온다. 소설 '소나기'에 나오는 수숫단을 형상화한 원뿔 모양의 구조의 작품연보는 황순원 선생의 친필 이미지를 조형물로 형상화했다. 지난해 조명시설을 새롭게 설치해 '황순원 문학'에 대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했다.

이어 '작가와의 만남'(제1전시실), '작품 속으로'(제2전시실) 등 전시실은 영상과 유품으로 황순원 선생을 만날 수 있는 공간과 시청각 시설을 통해 대표작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옛 초등학교 교실을 재현해 놓은 '남폿불 영상실'(제3전시실)에서는 '소나기'를 극화한 애니메이션도 볼 수 있다. 또 자연풍경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문학카페, '마타리꽃 사랑방'에서도 황순원 선생의 작품을 종이책, 전자책, 듣는 책 등으로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문학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황순원 문학 정서와 가까운 국내·외 명시 30편을 동영상으로 감상하는 '가슴에 새기는 시 30편' 기획전시와 '황순원 소설 그림전' 등도 관람할 수 있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나기마을길 24
▶운영시간: 하절기(3월~9월) 09:30~18:00 / 동절기(11월~2월) 09:30~17:00 (월요일 휴관)
▶문의: 031-773-2299, 4499


안성 박두진문학관
달마다 '작가 초청 특강'…가을엔 문학제도 열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박두진문학관은 박두진(1916~1998) 시인의 삶과 문학적 발자취를 조명하고, 문학을 매개로 시민들과 소통, 공감하는 문화공간을 조성하고자 건립됐다. 안성 시민공원 안성맞춤랜드 북쪽 자락에 지상 3개 층, 총 면적 999.45㎡ 규모다.

안성 출신인 박두진(1916~1998) 시인은 1939년 정지용 시인의 추천을 받아 문예지 '문장(文章)'을 통해 등단했다. 그는 1946년부터 박목월, 조지훈 등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했으며, 1949년 출간된 첫 개인 시집 '해'에 수록된 시 '해'는 그의 대표 작품 중 하나다. 자연과 신의 영원한 참신성을 노래한 30여권의 시집과 평론·수필·시평 등을 통해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박두진 시인의 삶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박두진문학관은 박두진 시인의 유족이 기증한 2000여점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지어졌다. 문학관에는 저서, 친필원고, 유품, 수석, 글씨, 그림 등이 전시돼 있는 상설 전시관과 박두진 시인 관련 주제의 전시가 열리는 기획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이외에 영상 상영 및 강의가 열리는 다목적실, 2000여권의 열람용 도서가 비치된 북 카페, 휴게 공간, 박두진 시인 관련 자료가 보관된 수장고 등도 갖춰져 있다.

박두진문학관은 시민과 소통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쓰기 등 교육프로그램은 물론, 매달 '작가 초청 문학 특강'도 진행된다. 매년 가을에는 박두진문학제를 열며, 안성 대표 문화공간이자, 문학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소: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남사당로 198-11
▶운영시간: 09:00~18:00 (월요일 휴관)
▶문의: 031-678-2466~7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