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연천군 신서면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살처분 사체를 넣을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 통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완충지 설정 하루도 안돼 확진

발생 농가부터 '2차 전염' 관측

연천 일시이동중지·방역 강화


연천군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이 나오자 접경지를 중심으로 한 수평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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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고자 완충지를 설정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새로운 확진 사례가 나와서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된 14차 연천 농가는 기존 10㎞ 방역대 밖, 즉 고양·포천·양주·동두천·철원과 함께 설정된 완충 지역 내에 자리하고 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9일 기존 발생지 주변인 고양·포천·양주·동두천·철원과 연천군 발생 농가 반경 10㎞ 방역대 밖을 띠처럼 둘러싸는 완충지대로 정했다.

이때문에 이미 ASF가 발생한 농가로부터 바이러스가 2차 전염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14차 발생 농가와 가장 가까운 기 발생 농가는 지난달 18일 확진된 연천 2차 농가인데 이마저도 방역대 10㎞의 2배 이상인 25.8㎞나 떨어져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잠복기가 4~19일인 점을 고려하면 2차 발생 농가를 덮친 바이러스의 잠복기도 지난 셈이다.

농식품부는 "이전에 파주 등 다른 사례를 봤을 때 연천 두 번째 건도 그런(수평 전파) 경우가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잠복기란 바이러스가 가축 몸에 들어와 증상을 나타내는 기간으로, 야외에서는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다"며 "지난달 발생한 연천 건의 잠복기는 지났지만, 거기서 나온 바이러스가 야외에 있다면 생존해 있을 수 있다. 바이러스는 이후 언제든 다시 또 가축에 들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하루 만에 완충 지역에서 연천을 뺀다고 발표했다. 완충 지역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단호한 방역'을 위해 지난달 이미 돼지열병이 발생했던 연천은 처음부터 완충 지역이 아닌 전역을 수매·살처분 대상 지역으로 삼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 당국은 연천 지역에 대한 대책으로 48시간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놨지만 현지에서 돼지 수매와 살처분이 진행돼 도축장 출하 등을 위한 가축 운반 차량의 이동은 일시이동중지명령에서 빠져 방역 구멍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는 "우리가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할 때 진료나 사료 운반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소독을 거쳐 차량을 드나들도록 하고 있다"며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도 서둘러야 하는 방역 조치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철저히 소독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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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돼지 처분 하나" … 애타는 연천농가 "당장 먹고 살 거리도 없는데 파주시처럼 모든 돼지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될까 두려운 마음만 듭니다." 10일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14번째 확진 판정이 나온 연천군의 돼지 농가들은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김포 통진읍에서 13번째 확진 농가가 나온 이후 잠잠해 소강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 듯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24시간 방역을 해오던 관계자들의 한숨을 더욱 깊게 했다. 방역에 나선 한 공무원은 "공직자를 포함해 군인, 농협, 주민들까지 동원돼 24시간 초소를 운영하며 방역에 힘썼는데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