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나눔초등학교가 지난 여름 학교복도 6층 빈 공간에 만든 낙서 놀이터인 '예술공감터'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학생들의 호응에 요일별, 학년별 사용 시간까지 정하는 일도 생겨났다.


 예술공감터는 경기도교육청이 학교의 유휴공간이나 유휴교실을 등 다양한 공간을 리모델링해 다양한 예술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축한 공간이다.


 나눔초등학교는 '예술공감터'를 만들고 나서, 방송조회 시간에 샘 콕스, 케니 샤프, 존 버거맨 같은 낙서 천재들을 소개하고, 여러 가지 작품도 소개한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만 되면 각 층에서부터 몰려들어 '예술공감터'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기호를 표시한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남의 그림에 의미 없는 선을 그어 망쳐놓거나, 남의 이름을 써 놀려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낙서가 자신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학생들이 가지면서, 다른 학생의 작품을 침범치 않고 그리는 원칙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이젠 서로 피해가며 요령 있게 그리기도 하고, 창의적인 협동작품도 그린다.


 특히 '예술공감터'는 소통과 화합이 있는 곳, 재미있는 경험이 있는 곳, 자유롭고 유쾌하고 재미가 있는 곳이 돼 나눔초등학교의 명소가 됐다.


 한편, 네모난 학교, 딱딱하고 정형화된 모습의 학교를 바꿔보고자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에서 추진하는 '학교공간 재구조화'나 '민주적 학교문화 만들기'사업과 맥을 같이 하는 나눔초등학교의 '예술공감터'는 창의적 놀이 공간의 모델로 인근 학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공영옥 나눔초 교장은 "피카소는 모든 아이들은 예술가라고 했다. 그러나 어른이 될 때까지 예술가로 남는 사람은 매우 적다고 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교육의 중심은 창의와 융합"이라면서 "학생들이 소통하는 가운데 내재돼 있는 예술성과 창의성을 끄집어내 발현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학교 내 낙서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안양=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