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함께 깊이 새겨야

 

▲ 널빤지(木/大)에 칼(刀)로 무늬를 새기면서 글자가 발전되었다. /그림=소헌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한글은 창조성 없이 漢字한자를 모방했다. 세종이 중국 한자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개발한 문자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밝힌 외국의 유명 사이트들의 소개문이다. 우리가 중국의 역사문화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가?

현대 정치문화사에 있어서 민족혼과 관련된 분야는 한강토 역사에 있어 최악이라는 소리가 많다. 이러한 폐단을 바로 잡고 한민족의 찬란한 부흥과 자손만대에 걸쳐 수준 높은 문자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한글과 韓字한자를 병행 발전시키는 일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자를 없애고 '한글만' 쓰자고 하는 것은 문맹文盲을 주도하는 꼴이 될 것이다.

한글한자(韓韓字) 한글과 한자는 새의 양 날개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민족의 글자다. 환웅 때에 산목算木과 투전목鬪佃目이 있었으며, 부여 때는 서산書算이 있었다. 단군조선 3세 가륵 때에 '을보륵'이 정음38자를 정리하여 가림토(가림다)라 하였는데, 이후 가림토는 훈민정음訓民正音으로 탄생하였으며, 1913년 주시경이 '한글'로 이름 지었다.

또한 배달시대에 만든 문자인 서계(글)書契와, 단군시대에는 신전神篆이 있었는데 이것이 지나支那로 전해졌다. 그들은 전서篆書가 복잡하여 부예符隸와 팔분八分과 해서楷書로 이어가더니, 급기야 한漢나라에서는 漢字한자로 이름 지었다.

▲韓 한 [한국 / 한민족]
①아침이나 조선을 뜻하는 朝(조)의 앞부분은 아침해(日)가 스무(十 十) 개나 비추는 모습으로 '아침 조'다. 이렇게 중요한 글자가 사전에 없으니 안타깝다. ②韋(가죽 위/에워쌀 위)에서 口(구)의 위아래에 있는 글자는 (걸을 과)로서 두 발이 서로 등지거나 어긋난 모양이다. 가죽옷(韋)을 입은 두 병사가 성(口) 주위를 돌며(+) 에워싸며(韋) 지키는 것이다. ③朝(아침 조)와 衛(韋지킬 위)가 합쳐진 韓(한국 한)은 밝고 위대한(偉위) 아침의 나라다. 이 나라에서 만들고 전해진 글자가 바로 '한글'로 불렸던 韓字인 것이다.

▲契 글 [글 / 글자 / 문자]
①인류가 처음에 (글 글)을 쓸 때는 칼(刀도)로 긁어서(.) 무늬를 만들었다. 여기에다 글 쓰는 재료인 나무(木목)를 덧붙여 (글)로 썼으니, '널빤지에 칼로 새긴 글자'라는 뜻이다. ②현재는 契(글/계)로 쓰고 있는데 ③글월(文문)에 발음(乙을)을 더해 (글)로도 사용한다. ④돌멩이를 뜻하는 乭(돌)과 벼이삭에서 나오는 (쌀)도 함께 기억하자.

'세계 최고의 언어'라며 日本語가 급부상하고 있다. 남의 글자를 모방했으나 특유하게 표음·표의문자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찌할 것인가? 덮어놓고 韓字를 배척하니 말이다. 그것을 만든 우리만이 그 둘을 완전하게 결합시킬 수 있다. '한글한자'는 민족의 얼이 숨쉬는 문화의 결정체로서 한겨레의 자존이 담긴 핵심이다. 한글과 韓字에 담겨진 역사와 뿌리를 잇고 향후 수억만년 대대손손 향유享有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