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호 장애인 승마 국가대표 꿈꾸는 허준호군


"지금 당장은 이달 말에 있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1호 국가대표 장애인 승마선수가 되는 게 목표예요."

전남 목포시에서 올 4월 열린 '제7회 전라남도영산강배 전국장애인승마대회'에서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김포운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허준호(1년·사진)군은 태극마크를 달고 패럴림픽과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게 꿈이다.

승마가 패럴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부터지만 우리나라는 내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16회 하계 패럴림픽'에 처음으로 승마에 출전하게 된다.

허군이 '국가대표 장애인 승마선수'가 되기 위한 것도 이 대회 출전을 위해서다.

불편한 손으로 안장에 살갗이 벗겨지는 쓰라린 고통을 감내하며 말에 오르는 것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그의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수업 때문에 주중 연습이 어려운 허군은 매월 두 차례 주말마다 남양주에 있는 승마장까지 왕복하며 한번에 2시간씩 연속해 말고삐를 잡는다.

허군이 승마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인 2012년부터다. 태어난 지 6일 만에 세균감염으로 수술을 받았던 그는 1년 뒤, 뇌병변 장애판정을 받았다.

우측 손 편마비로 자세가 바르지 못했던 그에게 찾아 온 것은 척추측만증.

재활치료를 위해 승마를 시작한 허군은 2013년 우연한 기회에 '대한장애인 승마대회' 마장마술 속보부문에 출전해 생각지도 못했던 우승을 차지하며 승마에 소질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까지 7회 대회가 열린 '전라남도영산강배 전국장애인승마대회'에는 중간고사와 대회 일정이 겹친 지난해를 제외하고 6회 연속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대회에서 그는 올해 신설된 1호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올해 5회째인 '전주기전대학총장배 전국장애인승마대회'에도 2회부터 5회까지 출전해 4연패의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처음 개최된 '창녕우포배 전국장애인승마대회'와 비공식대회로 올해 처음 열린 '2019 대구광역시 장애인승마 어울림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장애인 국가대표 승마선수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의 희망과 꿈은 장애인 국가대표 승마선수 넘어서까지 가 있다.

허준호군은 "마사과나 재활승 마학과가 있는 대학은 있지만 장애인승마 경험이 있는 교수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훗날 장애인승마를 경험한 선배로 후배 장애인들을 이해하고 좀 더 세밀하게 승마를 가르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장애인승마 국가대표 1호 선수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17세 나이 어린 그는 더 먼 장래의 꿈을 꾸며 성장하고 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