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전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도내 시의원들이 잇따라 국내외 공무연수를 추진해 비난을 사고 있다.
고양시의회 환경경제위원회 소속 의원 8명은 공무원 4명과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7일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일부 방문지에서는 돼지열병 감염을 우려해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나 다른 지역으로 강행했다고 한다. 연수 목적이 제주 올레길 벤치마킹을 통해 '고양 누리길' 활성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인데 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지자체마다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공무원들이 밤을 새우며 방역에 힘쓰고 있는 시점에 굳이 가야 하는지 의문이다.

앞서 시흥시의원 4명도 돼지열병이 발생하던 지난달 말 유럽으로 공무 국외연수를 다녀와 눈총을 샀다.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산탄데르, 빌바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등을 방문했다. 선진지 견학이라고 하지만 일정과 방문지를 보면 관광이 주가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 있다.
돼지열병 발생 이후 공무 해외연수에 나선 광역시 의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돼지열병이 첫 발생하고 4일이 지난 지난달 21일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 소속 의원들도 도시재생과 교통행정을 살펴보겠다며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연수를 가기도 했다.
지난달 말 충북 청주와 제천시의회가 예정된 해외공무연수를 취소하고 지자체의 돼지열병 차단 방역에 힘을 보탠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지난달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 확진된 뒤 인천 강화, 경기 김포·연천 등 서북부지역으로 확산됐다. 최근 음성 판정을 받긴 했지만, 충남 보령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등 언제 어느 때 더 넓은 지역으로 불똥이 튈 지 모르는 형국이다.
도내 각 시·군은 전염에 대비해 각종 기념행사를 취소하는 등 돼지열병 유입 차단에 나서고 있고, 담당 공무원들은 밤낮없이 검역·방역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연수 후 결과보고서와 성과발표 보고회를 개최한다고 하지만 방역 비상시국에 시민들의 혈세로 보수를 받는 의원들이 해외연수에 나선다는 것이 합당하게 받아들여질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