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국정감사장을 뒤덮었다.
이정회 인천지검장 등 수도권 검찰청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나 여야의 시선이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고정되면서 들러리로 전락해 버렸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남부·북부·서부지검, 인천지검, 수원지검, 의정부지검 등 수도권 검찰청(춘천지검 포함)을 대상으로 연 국정감사에선 조국 장관 가족 수사를 놓고 공방이 펼쳐졌다. 여당은 서울중앙지검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다고 날을 세웠고, 반대로 야당은 검찰을 독려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했는지, 과잉이 있었는지 책임질 사람이 있어야 한다. 뒤에서 불투명한 결정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조국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권력층의 부패와 비리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자리에 있을 때 사모펀드 문제가 일어났다"며 "서초동 집회는 기득권 특혜에 대한 분노, 공정과 정의를 바라는 열망이라고 본다"고 되받아쳤다.
그러나 여야가 조국 장관 가족 수사 질의에만 열을 올리면서 정작 검찰의 주요 현안들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검찰청이 검사 인력난에 시달려 사건 처리에 애를 먹고 있는데도 여야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 인천지검의 경우 올 8월 기준 검사 정원은 114명이었으나 실제 근무자는 74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최근 검찰 개혁 대상에 오른 특수부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 질문을 던진 의원이 없었다.
인천지검의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수사를 두고 사건 초기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마약 밀수 혐의를 받는 재벌가 자녀에게 특혜를 준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마약 사건 급증에 따른 업무 과부하 등 본질적 문제로 접근하지 못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도권 검찰청 국정감사가 조국 사태에 묻힌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대다수 검사장들을 들러리로 만드는 국정감사 방식을 손봐야 할 때가 됐다"고 꼬집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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