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복지 위해 오늘도 '따르릉'


골목 소통 위해 자전거 출퇴근
노인에 집중된 복지 정책 변화
청년·여성·장애인 챙기기 앞장





"주민을 위한 해답은 길에 있습니다." 박영우(58·한·나선거구·사진) 동구의회 의원에게는 휴일이 없다.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한 이후 제대로 쉰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평일에는 지역 민원을 듣고자 주민들을 만나러 다니고, 주말에는 조례안을 연구한다.

박 의원은 3선 구의원이다. 그는 구의원이 되고 나서 지금까지 주민들을 만나러 갈 때마다 자전거를 이용한다.

골목을 오갈 수 있어 주민들과 더욱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동구의회에 도착해 업무를 본 뒤 오후에도 자전거를 타고 골목에 있는 양복점과 부동산, 시장을 누빈다.

오후 2시가 되면 그가 자전거를 타고 의회를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청년 보듬는 정책 마련 시급

그가 주민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두는 것은 '청년'에 대한 관심과 관련이 있다.

박 의원은 동구 지역 의정 활동을 펼치면서 노인 혜택과 조례들이 많은 반면 청년 정책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인식했다.

지역에 어르신들이 많다는 이유로 청년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난 셈이다.

동구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1.5%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노인 복지도 중요하지만 청소년·청년·여성 등으로 이어지는 보편적 복지도 챙겨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동구의 복지 정책은 편향적입니다. 동구에도 청년은 있고, 그들의 얘기를 들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군 복무 중 상해를 입은 청년들의 치료비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조례 제정을 했다.

직업군인을 제외하고 동구에 주소를 둔 군인이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일괄적으로 청년상해보험에 가입돼 입영에서 전역까지 한시적으로 보장된다는 내용이 조례에 담겼다.

그는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정책이 골고루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와 함께 청년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청년문화공간 구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동구지역에는 젊은 청년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란 이유에서다.

"젊은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없습니다. 동구에는 상업 영화관도 없습니다. 미림극장이 있긴 하지만 이곳은 실버극장으로 어르신들이 애용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동구지역 청년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선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주민봉사자 역할에 충실하겠다

박 의원은 지역 발전을 위해 130여건의 구민 현안 문제에 대한 구정질문을 하고, 20여건의 조례제정·개정을 발의했다.

그는 끊임없이 주민들을 위한 조례를 고심하고 있다. 박 의원의 휴대전화에는 주민 민원과 발의를 검토 중인 조례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소외 이웃인 장애인을 위한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이다. 공공시설에 장애인 관람석을 만들어 장애인들도 평등하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뼈대다.

"전문 공연시설이 아닌 공공시설 대강당 등에는 장애인 지정석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동구에는 노인문화센터, 행정복지센터, 청소년수련관 등에서 공연을 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때마다 장애인들을 위한 자리는 협소한 편입니다. 이번 조례를 올해 하반기에 제정해 장애인도 평등하게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이밖에 어린이집 교사를 위한 조례 제정도 계획하고 있다.

아이들의 체험학습을 위해 박물관, 전시관 등을 찾는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입장 요금을 감면해주는 조례다.

"아이들의 현장학습 인솔을 위해 전시관과 박물관을 찾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요금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교육에 더욱더 전념할 수 있도록 인솔 선생님에 대한 입장료는 받지 않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으로 그의 각오를 들어봤다.

"앞으로도 주민들을 만나며 느낀 현안 사항들을 의정 활동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주민 봉사자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습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